부산시보

아이 키우며 정신없이 사느라 결혼식을 못 올린 베트남 신부. 시할머니까지 모시며 출산을 앞두고 있는 네팔 신부. 한국생활에 힘들어하는 아내를 볼 때마다 결혼식도  못 해 미안했던 남편….

부산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족과 북한이탈주민(새터민) 부부 30쌍이 24일 시민회관 1층 대극장에서 합동결혼식을 갖는다.

부산광역시가 저마다 어려운 사연을 가진 신랑·신부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결혼식을 마련한 것. 이날 결혼식의 주인공은 다문화가족 부부 28쌍과 새터민 부부 2쌍. 특히 부산에서 다문화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는 베트남(13명), 중국(8명), 필리핀(3명), 일본(1명), 네팔(1명), 캄보디아(1명), 페루(1명) 신부들이 주인공들이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한 새터민 신부들도 마찬가지.    

김종해 부산시 행정부시장의 주례로 진행되는 이날 합동결혼식에는 신랑·신부의 가족과 친지는 물론, 중국총영사관, 일본총영사관, 필리핀·캄보디아 명예영사관 관계자, 협찬기관 관계자, 다문화가족지원 유관기관 관계자 등 800여 명이 참석해 축하를 보낸다. 외국에 출장 중인 허남식 부산시장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축하할 예정. 부산시립합창단이 축가를 불러 식장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부산시는 신부 메이크업, 웨딩드레스, 한복 등 결혼 비용 일체를 지원한다. 결혼식 후에는 해운대 관광크루즈에서 신랑·신부와 가족들이 부산의 바다를 한눈에 감상하면서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저녁에는 경주에서 피로연을 개최할 예정. 다음날에는 자녀들과 함께 경주 유적지를 도는 가족관광을 지원한다.

부산지역 기업들도 이번 합동결혼식 지원에 나섰다. 파크랜드는 50만원 상당의 양복 교환권, 그랜드코리아레저는 30만원 상당의 숙녀복 상품권을 신랑·신부들에게 각각 지원했다. 부산은행은 2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한국한복협회는 신부 한복 제작을 협찬했다. 부산여성경제인연합회는 각 가정에 믹서를 선물했다.

이화숙 부산시 여성정책담당관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국내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다문화가족과 새터민 부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화목한 가족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날 결혼식을 가지는 부부들이 부산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여성정책담당관실(888-3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