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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쿄를 잡아라”…총성 없는 전쟁

새해 특집 - 국제회의도시 도쿄를 가다
도쿄, 뛰어난 공항·컨벤션시설·도시브랜드 내세워 굳건한 아시아 3위
부산, “국제회의도시 인프라·인력·예산 등 모든 것 새로 계획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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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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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도! 싱가포르, 타도! 서울, 타도! 도쿄.”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 관광컨벤션뷰로 회의실. 아카오카 요코하마시 문화관광국장은 ‘부산 MICE 시찰단’을 맞아 인사말을 하고 있었다. “요코하마시민 370만을 대표해 인사합니다. 요코하마와 부산은 굉장히 닮은 점이 많은 도시입니다. 아시아 국제회의도시로서 아주 좋은 라이벌이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와 서울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함께 분발합시다.” 아카오카 국장은 익살스런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며 자리에 앉았다. 모두가 웃었지만 그의 농담 속에 있는 ’뼈’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한·중·일 3개국 주요 도시의 국제회의도시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부를 만큼 치열하다(사진은 야구장이자 세계적 컨벤션시설로 위용을 자랑하는 도쿄 돔).

아시아 국제회의도시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국제회의 통계 전문기관인 국제협회연합(UIA)이 지난해 발표한 아시아 국제회의도시 2010년 순위는 1위 싱가포르, 2위 서울, 3위 도쿄(일본), 4위 부산, 5위 요코하마(일본), 6위 베이징(중국), 7위 제주, 8위 상하이(중국), 9위 방콕(태국)·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교토(일본), 10위 뉴델리(인도)·타이페이(대만) 순. 이들 도시 중 특히 한·중·일 3개국 주요 도시의 국제회의도시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부를 만큼 치열하다.

최근 단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바로 부산. 부산은 2009년 아시아 10위에서 2010년 4위로 무려 6계단이나 뛰어 오르며 국제회의도시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그러나 5위 요코하마와 8위 상하이도 세계적인 국제회의도시를 지향하며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다. 요코하마는 2009년 8위에서 2010년 5위로 뛰어 올랐고, 상하이는 2009년 40위권 밖에서 2010년 8위로 날아올랐다.
 

김비태 부산관광컨벤션뷰로 사무처장을 단장으로 부산지역 대학교수,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국제회의 기획업체(PCO) 대표 등 14명으로 구성된 ’부산 MICE 시찰단’의 이날 요코하마 방문은 도쿄 방문에 이은 것. 부산관광컨벤션뷰로는 지난달 14~16일 전문가들로 MICE 시찰단을 꾸려 아시아 3위 국제회의도시 도쿄 벤치마킹에 나섰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여행(Incentive), 대규모 회의(Convention), 전시·이벤트(Exhibition & Event)를 포괄하는 국제회의산업을 말한다.

요코하마 컨벤션시설이 들어선 'MM21지구'.

부산관광컨벤션뷰로가 MICE 시찰단을 꾸린 것은 부산이 아시아 4위 국제회의도시로 위상을 높였지만, 세계적인 MICE 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 더욱이 ’아시아 4위’에 안주하다가는 치열한 국제회의도시 경쟁에서 언제 밀려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부산으로서는 다른 도시들의 맹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앞서 달리는 3위 도쿄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할 수 밖에 없다.  
 

부산 시찰단은 이번 방문기간 도쿄에서 열린 일본 최대 국제MICE전시회인 ‘IME(International Meeting Expo) 2011’을 참관하고, 세계 최고의 전시컨벤션시설인 도쿄 빅 사이트(Tokyo Big Sight), 야구장이자 컨벤션시설인 도쿄 돔 시티(Tokyo Dome City) 등을 둘러봤다.

부산 MICE 시찰단이 도쿄 방문 첫 날 찾은 IME2011 행사장. 일본관광협회, 일본컨벤션뷰로, 일본관광청이 주관한 ’IME 2011’은 ’대지진 이후 일본 경제 부흥’을 주제로 도쿄 치요다구에 위치한 전시컨벤션센터인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리고 있었다. 세계 각국 MICE산업 관계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이 전시회에는 일본 각 도시뿐만 아니라 홍콩,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각국의 관광청과 도시, MICE산업 관련 기업·기관·단체 등이 대거 참가했다. 부산시도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아시아 4위 국제회의도시 부산’을 소개하고 있었다. 전시회는 기대만큼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각 부스마다 일본 전통복을 입는 사람들이 도시를 설명하는 등 활력이 넘쳤고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시찰단은 전시회를 둘러본 후 도쿄도청, 도쿄관광컨벤션뷰로 관계자와 도쿄 MICE 산업의 현황과 정책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시찰단이 가장 궁금해 했던 것, 세계적 국제회의도시 도쿄의 강점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도쿄도청 산업노동국 관광부 도쿠히로 긴야 과장은 “도쿄는 동일본 대지진 후 관광객이 급감했고 MICE 산업을 육성하는 아시아 다른 도시들의 추격을 받고 있어 위기감도 느끼고 있다”면서도 “도쿄의 최대 강점은 공항과 철도 등을 통한 높은 접근성”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리타·하네다국제공항을 갖춘 도쿄는 90개 도시, 1천500편의 직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30개 도시 474편의 직항로가 있는 부산의 3배 수준. 도쿄관광컨벤션뷰로 유카 아이다 주임은 “넉넉한 호텔 객실과 규모별로 다양한 국제회의장 등 컨벤션시설도 강점“이라고 했다. 도쿄시내 호텔 객실 수는 9만7천여개. 9천여개인 부산의 10배에 달한다. 컨벤션시설도 도쿄 빅 사이트, 도쿄 돔 시티 등 전문시설만 33곳, 호텔과 대학까지 포함하면 300여개를 갖추고 있다. 벡스코 외에 이렇다 할 컨벤션시설을 갖추지 못한 부산으로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부산 MICE 시찰단은 도쿄 방문 첫 날과 둘째 날 도쿄 돔 시티와 도쿄 빅 사이트 등 컨벤션시설도 방문했다. 도쿄 분쿄구 고라쿠에 위치한 도쿄 돔 시티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자이언츠 홈구장으로 ’빅 에그’라 불리는 도쿄 돔과 객실 1천6개를 자랑하는 43층 높이의 도쿄 돔 호텔, 테마파크, 쇼핑몰 등이 어우러진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 도쿄 돔은 연말 대규모 한류스타 공연 준비로 입장객을 들이지 않고 있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바로 옆 호텔 41층에 올라가 바라본 ’빅 에그’는 특이하면서도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도쿄 돔 관계자는 컨벤션시설 연간 가동률이 8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도쿄 최대 컨벤션시설 '도쿄 빅 사이트'.

도쿄의 상업·레저·주거 복합지구 오다이바에 위치한 일본 최대의 전시컨벤션시설인 도쿄 빅사이트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동전시관과 서전시관, 콘퍼런스타워 등 3개 구역으로 이뤄진 도쿄 빅 사이트는 구역별로 식당과 카페, 이벤트플라자, 회의실 등 다양한 지원시설을 갖췄다. 참관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시설이다. 도쿄도가 70% 출자해 1996년 건립된 이 시설은 ’도쿄모터쇼’를 비롯한 세계적인 전시컨벤션 행사를 개최하며 한 해 평균 70% 이상의 가동률과 매년 1천만 명 이상의 참관객을 자랑한다. 인근에 자리 잡은 아리아케워싱턴호텔 등 숙박시설들도 국제컨벤션시설로서 강점. 후쿠나와 히데유키 도쿄 빅 사이트 총무부 주임조사역은 “도쿄 빅 사이트에서 열리는 전시컨벤션 행사의 95%는 외부에서 유치하는 것이며 5%는 자체 기획한다”며 “쇼핑몰, 레스토랑 등은 2010년 3천만엔 적자가 났지만, 전시컨벤션에서 24억엔 수익을 냈기 때문에 참관객들의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회의를 포함한 MICE산업이 잘만하면 ’돈’이 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었다.

시찰단에 동행한 우석봉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 유형숙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 성은희 동서대 관광학부 교수 등은 “MICE산업을 부산의 중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예산, 인력, 지원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구상을 해야 할 때”라며 “정부나 자치단체 주도의 국제회의 유치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민간기업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찰단이 도쿄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모습.

부산 MICE 시찰단을 이끈 부산관광컨벤션뷰로 김비태 사무처장은 “우수한 전시컨벤션 인프라는 물론 ’도쿄’라는 세계적인 도시 브랜드가 부러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부산도 나름대로 강점을 살려 적극적인 도시마케팅을 펼치면 MICE산업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12-01-0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07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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