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학교야? 공원이야?”
학교 곳곳 동산 ‘환경 놀이터’…텃밭선 토마토·오이·고추 키워
■부산녹색환경상 대상 받은 무정초등학교
- 내용
“와~잠자리다. 여기 잠자리 많아.”
여빈이가 소리치자 친구들이 우르르 달려온다. 그 소리에 잠자리가 달아나자 아이들이 뒤쫓느라 정신이 없다.
올해 '부산녹색환경상' 대상을 수상한 해운대구 반여 1동 무정초등학교(교장 강선학)의 방과 후 풍경은 작은 시골마을을 연상시킨다. 학교 곳곳에 자리 잡은 작은 동산에는 아기자기한 예쁜 꽃들이 자라고, 아이들은 나비와 잠자리를 따라다닌다. 텃밭에는 방울토마토, 배추, 상추, 고추, 오이, 옥수수가 자란다.
운동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교실건물 입구에 264㎡ 남짓 쌈지공원이 나온다. ‘에코동산’이다. 꽃과 나무가 가득한 정원을 빙 둘러 시냇물이 흐르고, 물레방아가 돌아간다. 특이하게 정원 한 가운데 태양광집열판이 있다. 햇볕을 받아 물레방아를 돌려 시냇물이 흐르게 하는 ‘친환경 공원’이다.
올해 '부산녹색환경상' 대상을 수상한 해운대구 반여 1동 무정초등학교의 방과 후 풍경은 작은 시골마을을 연상시킨다(사진은 교내 무지개동산·에코동산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학교 5학년 윤여빈(여) 학생은 “잠자리를 잡았다 풀어줬다”며 “매일매일 여기 오는데 잠자리가 엄청 많다”고 자랑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원만 있는 게 아니다. 건물 안 3층 체육관 옆에는 테라스 형태의 ‘무지개동산’이 있다. 아이들이 상자텃밭에 방울토마토, 오이, 상추, 배추, 작두콩을 키우는 곳이다. 올 봄에는 상자에 벼도 심었다. 상자마다 식물을 기르는 아이들의 학년과 반을 적은 ‘6-1’ ‘2-4’ 같은 팻말이 붙어 있다.
5학년 1반 담임이자 환경교육을 맡고 있는 최지현 선생님은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찾아와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아주고 열심히 키우고 있다”며 “식물과 대화하면 잘 자란다고 했더니 친구 대하듯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했다. 아이들은 ‘무지개 동산’에서 식물을 키우며 관찰해 일지를 쓰고, 수확해 직접 먹기도 한다. 살아있는 환경공부를 하는 것이다.
무지개동산에서 아이들이 텃밭에서 벼를 돌보는 모습.‘무지개동산’ 안에 있는 ‘들꽃동산’에는 분홍색, 보라색, 노란색 꽃이 가득하다. 학부모들이 화분과 기화에 심어온 야생화들도 줄 늘어서 있다. 그 옆으로는 석탑, 절구통 같은 것들이 놓여 있다.
최 선생님은 “아이들이 야생화를 관찰하고 어른도 잘 모르는 이름을 스스로 찾아서 알아내는 경우도 있다”며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절구통 같은 소품들도 아이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골동품가게를 뒤져 구한다”고 말했다.
천리향을 심어 놓은 ‘향기동산’, 학부모들이 주말마다 옥수수, 상추, 고추 등을 가꾸는 ‘가족텃밭’, 아이들이 따먹을 수 있도록 앵두나무를 가득 심어 놓은 ‘앵두 정원’도 이 학교의 자랑이다.
2005년 개교한 무정초등학교는 이밖에도 다양한 ‘녹색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북면 감누리마을과 연계해 아이들이 농촌마을 체험할 수 있는 ‘팜스쿨’을 운영하고, 자전거 페달을 밟아 믹서기를 돌려 주스를 만드는 ‘자전거 발전기 체험부스’도 운영한다. ‘지구지킴이 실천기록장’도 나눠줘 아이들이 스스로 녹색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녹색어린이봉사단’과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그린맘 녹색봉사단’도 조직해 수돗물 아껴 쓰기, 전등 끄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재활용품 활용하기에 앞장서고 있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1-06-0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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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7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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