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항공기는 이착륙이 가장 중요하다. 안전과 소음문제 때문에 미국의 공항은 대부분 바닷가(해안)에 건설한다.”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이 지난달 23일 부산시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신공항 개발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 논란과 관련해 ‘해안공항 대세론’을 펼친 것으로 사실상 가덕도에 방점을 찍었다. 김 전 의원은 미연방하원 교통건설위원회 항공?철도?교통소분과 위원장을 지냈고, 경비행기 조종사 면허까지 딴 항공 전문가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동북아허브공항포럼과 부산발전연구원 공동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해 비상착륙을 하기 위해서는 공항 인근 바다에 가솔린(연료)을 버려야 한다”며 “내륙지역은 기름오염 등 주민피해가 있기 때문에 바닷가에 공항을 짓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소음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소음 때문에 서로 공항을 유치하지 않으려 하고, 특히 항공기 소음에 따른 학교의 학습권 침해 등 환경문제로 공항을 짓기가 쉽지 않다”며 “한국은 지자체마다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여 대조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현재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놓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양상을 빚고 있는데다 정치대결로 변질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정치인들이 당선을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합리적 결정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은 공청회 개최 없이는 사업결정을 하지 못한다”며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않으려면 입지결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공청회를 통해 양측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