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공항' 짓자는 싸움박질,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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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북아 제2허브공항(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둘러싼 지자체간 갈등을 보는 마음이 영 편치 않습니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논리대결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말이 논리 대결이지 사실은, 세 싸움이고, 기 싸움입니다.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남?북의 도를 넘은 주장은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보는 기분입니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길(가덕 해안)을 두고 뫼(밀양 산속)로 가자’는 주장입니다. 안전한 동북아 제2허브공항을 건설한다는 당초 계획이나 비전은 온 데 간 데 없고, 가까운 곳에 지방공항 하나를 더 짓자는 쪽으로 잘못 흘러가고 있습니다. ‘허브공항’은 뒷전인 채 ‘동네공항’을 짓자는 싸움박질 입니다.
부산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그동안 조용히 논리만 펼쳐 왔습니다. 논리적으로 보면 당연히 해상공항이 정답이요, 부산 가덕도가 맞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산시가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공세적 대응으로 전환키로 했습니다. 선비처럼 조용히 있다가 자칫 불리하게 작용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왜,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경우도 있지 않던가요?
부산시 김효영 교통국장은 최근 기막히게 돌아가는 현실을 참다못해 소회를 담은 편지를 평가위원들에게 보냈습니다. 실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는 것입니다. 김 국장의 토로처럼, 동남권 신공항의 당초 비전과 기능은 인천공항에 이은 제2의 국제허브공항 건설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비전과 기능은 사라지고, 대구 경북 경남 울산에서 가까운 중간지대(밀양 하남)에 지방공항 하나를 더 짓자는 주장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밀양지역에선 동남권 신공항 유치 현수막이 물결을 이루고, 대구지역에선 서명운동이 가당찮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본질이나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나 세 대결로 변질, 크게 잘못된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입니다.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 5개 시·도지사는 지난 07년과 09년, 두 차례에 걸쳐 동북아 제2허브공항을 동남권에 건설해달라는 공동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정부 결정을 수용한다는 합의문 작성을 앞두고는 ‘허브’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겠다며 4개 시·도가 발을 뺐습니다. 4개 시?도만 별도의 합의문에 서명해 정부에 제출해 놓고 있는 상탭니다. 이는 “공항의 비전이나 기능은 어떻든 상관없이 내 집 가까이에만 지어 달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본말이 완전히 뒤바뀐 것입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지난해 11월 자치단체간 갈등이 계속되자 신공항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서는 영남권 5개 시·도가 중앙정부에 한 목소리를 내되, 입지에 대해서는 지자체, 시민단체, 전문가가 참석하는 공개 대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남·경북·울산시는 긍정적인 검토의사를 밝힌 반면, 대구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결론은 명쾌합니다. 동남권 신공항은 단순한 지방공항을 하나 더 짓자는 것이 아닙니다. 한계상황에 달한 김해공항의 대체공항이자 동북아 허브공항이라는 국가적 명제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돌이켜보면 동남권 신공항의 성격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동남권에 공항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된 관문공항이 없기 때문에 논의를 시작한 것입니다. 동남권에는 잘 아시겠지만 7개의 공항이 있습니다. 김해, 대구, 사천, 울산, 포항, 울진, 예천이 그것입니다. 이중 김해국제공항이 유일한 흑자공항입니다.
해외 관광객들로 붐비는 김해공항 계류장.지금까지 김해공항은 나름대로 관문역할을 잘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항주변에 600여 세대가 살고 있어 소음문제로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합니다. 공항 북측에 김해 신어산(돗대산)이 버티고 있어 장애물로 인한 안전성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중국 민항기가 추락해 엄청난 인명피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김해공항 이용객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2025년이면 이용객 포화로 공항시설이 한계에 도달합니다. 김해공항이 더 이상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해내기 어렵기 때문에 1990년대부터 부산시가 제대로 된 신공항 건설을 끈질기게 건의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 추진에 나선 것입니다. 그랬는데 이제 와서 난데없이 집 근처에 ‘동네공항’을 짓자니요?
말을 시작해놓고 보니, 자꾸 길어지네요. 한마디만 하고 줄이겠습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방향은 정확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김해공항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안전하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국제관문공항이어야 합니다. 동남권의 대규모 산업?물류벨트, 천혜의 남해안권 관광벨트와 연계함으로써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국토균형발전과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하는 공항기능을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탁 트인 바다를 두고, 꽉 막힌 산속으로 가자’는 억지주장은 이제 접어야 합니다. 동남권 신공항은 당연히, 동북아 제2허브공항이어야 합니다. 김해보다 훨씬 더 좁은 밀양 하남평야로 공항을 옮기자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작성자
- 박재관
- 작성일자
- 2011-01-1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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