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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603호 전체기사보기

"40년 늘 함께 한 친구, 고맙고 축하하네"

부산시민 곁에서 늘 포근한 큰 산...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가슴 벅차
인생 굽이굽이 함께하며 위안 받아... 대한민국 `대표 국립공원' 우뚝 서길

내용

 등산을 즐기지 않더라도 산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산은 굳이 오르지 않고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네. 특히 우리 부산 사람들에게 금정산은 그런 존재라네.

 부산의 어느 골목, 어느 동네에 있더라도 금정산은 늘 그 자리에서 우리를 인자하게 안아주고 있는 듯해 든든하기만 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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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고 청천산악회 유영석 씨가 40여 년 동안 금정산을 오르며 촬영한 다양한 기념사진. 사진제공·유영석


 셀 수 없는 긴 세월 동안 그 자리에 서서 이 땅의 사람들을 든든히 지켜준 금정산을 우리는 그저 다정한 친구로 여긴다네. 해량 바라네.

 자네, 안녕한가? 나는 자네의 품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어느덧 인생의 가을목인 쉰다섯 살이 된 한 부산시민이라네. 자네와 함께 발걸음을 맞춘 지도 벌써 40여 년이 훌쩍 넘었구려. 오늘 이렇게 정성스레 펜을 든 것은 지난 연말 들려온 그 기쁘고도 벅찬 소식 때문이라네. 자네가 드디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금정산국립공원'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 말일세. 그 소식을 접하는 순간, 마치 내 자식이 세상에 나가 큰 상이라도 받은 것처럼 가슴 한구석이 뜨겁게 벅차오르더군.

 돌이켜보니 내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자네가 없었던 적이 없었네. 코흘리개 어린 시절, 소풍날이면 들떠서 보물찾기를 하며 마음껏 뛰어놀던 동문 광장의 풀 내음이 아직도 생생하네. 또 청춘의 무게에 짓눌려 고민이 깊었을 때, 온몸에 땀을 쏟으며 기어코 올라가 마주했던 고당봉의 매서운 칼바람은 내 방황하던 마음을 다잡아주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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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그뿐인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새벽 달빛을 등불 삼아 묵묵히 걷던 금백종주(금정산-백양산 종주)의 기억, 그리고 70∼80대 노선배님들의 뒤를 따르며 인생의 지혜를 배웠던 금정산 둘레길 7구간 종주까지….

 이제는 세월이 흘러 무릎이 조금 시큰거리기도 하지만, 주말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어김없이 찾게 되는 범어사의 고즈넉한 숲길. 그 속에서 아내와 나란히 걷는 시간은 나에게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치유의 시간이라네.

 자네는 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우리 부산 사람들의 쉼표가 되어주었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늘어나는 사람들의 발길 속에 자네의 흙길이 패이고 조금씩 야위어가는 모습을 보며 내심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도 적지 않았다네.

 이제 `국립공원'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생겼으니, 전보다 훨씬 더 체계적으로 보호받고 그 수려한 절경을 우리 자식들에게도 온전히 물려줄 수 있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

 비록 국가가 공인한 위엄 있는 국립공원이 되었지만, 자네는 여전히 우리가 언제든 찾아가 기대어 쉴 수 있는 정겨운 `우리 동네 큰 산'으로 남아주길 바란다네.

 나 역시 자네를 아끼는 마음으로, 이제는 자네의 품을 한 걸음 한 걸음 더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밟을 것을 약속하네.

 자네가 국립공원이 된 이 경사스러운 소식을 부산의 모든 골목골목에 전하고 싶구려. 오랫동안 우리 곁을 지켜주느라 참으로 고생 많았네. 그리고 진심으로 고맙네, 나의 오랜 친구여.


 2026년 어느 화창한 날,

 자네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부산의 한 지기(知己)로부터.


글·사진 유영석(동아고 청천산악회)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26-03-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60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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