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경작지에서 꽃동산으로, 범일동산 산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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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높은 빌딩이 들어선 도심과 비교하자면 조금은 소박하게 보이는 건물들과 버스가 오르내리기에는 살짝 버거워 보이기도 하는 산복도로를 걸어서 올라가다 보면 뜻밖의 초록 공간이 펼쳐진다.
바로 '범일동산 산림공원', '범일 꽃동산'이라고도 하는 이름처럼 소박하지만 이 공원은 도심 속에서 자연의 숨결과 사람들의 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공원 입구는 소박하지만 정갈하다. 계단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면 도심의 소음은 점점 멀어지고, 그 자리를 나무와 바람, 새소리가 채운다. 울창한 나무 아래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걷는 발걸음마다 기분 좋은 촉감이 전해진다.
한쪽에는 작은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아직 봄내음을 완전히 잃지 않은 채 피어있는 꽃들을 따라 걷다보면 왠지 모르게 힐링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높지 않은 경사와 군데군데 마련된 쉼터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
공원 한 켠에 마련된 이 공간에서 의외로 여러 문화행사들이 열리기도 한다.
지난번에는 주민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전시한 사진전을 개최하기도 했고, 지난달 18일(수)에는 트로트, 마술쇼, 대중음악 및 댄스무대와 같이 다양한 장르 구성을 갖춘 '찾아가는 힐링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때는 주민들의 무단 경작과 쓰레기 불법 투기 등 도시 경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많았던 이 공간에 2016년 산림공원이 조성되어 지금처럼 여러 꽃들과 초록 식물들이 자연스레 자리잡은 공간이 된 것이다.
조금 더 올라가 공원 끝자락 전망 데크에 오르면 운동기구와 어린이 놀이기구, 정자가 마련되어 있어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도맡아 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범일동과 부산항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바람을 맞으며 잠시 멈춰 서 있으면 바쁘게 흘러가던 일상도 잠시 느려지는 기분이 든다.
범일동산 산림공원은 거창한 관광지는 아니다. 대단한 조형물도, 화려한 인공 장치도 없다.
그러나 그래서 더 좋다. 화려한 풍경 대신 조용하고 단정한 자연이 있고, 낯선 이방인보다 동네 주민의 삶이 먼저 숨쉬는 공간, 부산 도심 속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은 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겠다.
- 작성자
- 김동우
- 작성일자
- 2025-07-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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