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워킹투어
달맞이언덕에서 청사포마을까지
- 내용
해운대구청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워킹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토요일은 달맞이언덕과 청사포마을을 둘러보고, 일요일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둘러보는 워킹투어다. 간편한 차림이면 누구라도 참가할 수있는 무료투어행사다.
3월의 마지막날 토요일 오후 1시 30분이 되자 달맞이언덕 입구의 둥근 벤치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삼십명정도. 이어서 두분의 남자 해설사가 등장하여 자기소개와 함께 오늘의 워킹코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한다.
마침 달맞이언덕은 연분홍 꽃구름이 지상에 살폿 내려앉은 듯 벚꽃들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바람도 불지 않아 땅바닥에 떨어지는 꽃잎은 하나도 없다. 해설사 이야기로는 달맞이언덕의 벚꽃은 1980년대 초반에 10년생의 나무들을 심었기 때문에 지금은 수령이 50살쯤 되었을거라 한다. 달맞이언덕길은 벚꽃과 사람들과 봄과 햇살이 어울려 길을 걷기조차 힘들정도로 붐볐다.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젊은 여성들, 히잡을 쓴 이슬람여인들, 불어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외국인들이 눈에 띈다.
달맞이언덕 전망대에서 해설사는 오륙도와 이기대,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해운대 앞바다의 등대에 대해 설명해준다. 문탠로드를 지나 해월정에 이르러 잠시 쉬고 있으니 해설사는 청사포마을 아가씨와 오산마을 청년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해월정 아래에는 따뜻한 봄햇살을 받으며 프리마켓과 거리예술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어울마당을 지나 호젓한 숲길로 접어든다. 문탠로드 윗길인데 해설사는 이 길을 명상의 숲길이라 한다. 겨우 길 하나의 차이인데 도로변의 공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신선하고 상쾌한 기분이 든다. 숲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한동안 숲길을 걷다보니 청사포가 나타난다. 청사포에서는 다른 해설사가 설명을 이어간다.
푸른바다가 눈아래 펼쳐져 있는 청사포 입구에서 해설사는 청사포의 '사'자가 뱀'사' 자가 아니고 모래'사'가 된 이유를 설명하고, 청사포를 상징하는 소라모양의 조형물에 대한 설명과 마주 보이는 해월정사에 대한 설명과 멀리 보이는 해마루에 대한 설명도 놓치지 않고 들려준다.
조형물 아래 옛길을 따라 벽화마을로 들어간다. 해설사와 동반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청사포 원주민의 마을이다. 낡고 오래된 집들, 검은빛을 띈 오래된 돌담, 수령이 삼백년이라는 보호수 소나무, 예쁜 수선화가 피어있는 아담한 정원도 보인다. 그리고 반사경이 얼굴모습을 하고 있는 벽화 앞에서 해설사는 이 그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누구는 머구리라고 하고 누구는 우주인이라고 한다.
청사포 벽화마을을 빠져나오니 동해남부선 폐선구간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해설사는 동해남부선이라고 불린 이유와 왜 이곳이 폐선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석탄과 시멘트와 해산물을 실어나르던 기차들이 이제는 추억속에만 존재하고 있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철길을 따라 다릿돌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구석기유물이 발견된 곳이란 팻말을 보게된다. 해설사의 말로는 구청에서 이곳에 구석기유물의 전시장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사유지라서 쉽지는 않다는 이야기도 곁들인다. 덧신을 신어야만 걸어볼 수있는 다릿돌 전망대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용모양의 전망대는 전라도에서 만들어 배에 싣고와 이곳 난간위에 올려놓은 것이라 하니 설치기술이 놀랍기도 하다.
투어의 마지막코스는 청사포마을을 지키고 있는 손장군비와 당사와 등대를 둘러보는 것이다. 300년 된 망부송이 당산의 김씨할매를 지키고 있고, 김씨할매는 흰등대와 붉은 등대와 함께 어업에 종사하는 청사포 주민들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
두시간 반정도의 워킹투어인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걷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것 같다. 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중의 하나인 달맞이언덕과 청사포마을을 둘러보고 싶다면 토요일 오후 1시30분까지 달맞이언덕 입구에 모이면 된다. 타지역의 여행객들도 물론 대환영이다. 해설사로부터 좀더 깊은 이야기도 듣고 걷기좋은 봄날 건강도 챙기고 아름다운 풍광도 구경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 작성자
-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8-04-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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