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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버스 타고 산복도로 야경

봄날의 산복도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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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내고 먼 곳을 가야지만 여행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은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보는 눈을 달리하고, 마음을 달리하는 순간, 여행은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먼 곳을 가야 여행은 아니다. 집을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도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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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가장 좋아하는 버스 노선이 있어?"라고 물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남포동에서 서면으로 굽이굽이 흘러가는 86번 버스라고 답할 것이다. 86번 버스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거슬러 올라가자면 대략 5년 전이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남포동에서 만나 수다를 떨고 서면인 집으로 가는 길, 부전시장에 간다는 글귀에 평소에 타지 않았던 86번 버스에 올라탔다. 그게 86번 버스와의 첫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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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에 도로가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산복도로. 86번 버스는 그렇게 굽이진 산복도로를 곡예를 하듯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대체 이 시내버스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어디까지 커브를 들 수 있을까? 롤러코스터를 타듯 굽이진 길을 따라 무거운 엉덩이를 들썩이며 기어이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그리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멋진 풍경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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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보았던 풍경 중에 가장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표현해도 좋을 듯하다. 창문을 열고 손을 쭉 뻗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좋을 만큼 이 풍경을 오래 보고 싶었다. 군데군데 들어선 건물로 부산항의 풍경이 보일 듯 말 듯 했지만, 그마저도 너무 행복했다. 그날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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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번 버스를 행복을 싣고 달리는 로맨틱 버스라고 칭하고 싶다. 왕복 버스비만 있다면 어느 전망대도 부럽지 않다. 어둠이 가득한 세상에 환한 빛을 내며 사람을 태워 달리는 네모난 시내버스가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선, 내가 좋아하는 86번 버스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버스가 지나쳤다. 몇 분에 한 대씩 버스가 지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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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을 보기 위해 86번 버스를 탈 경우 하나 팁이 있다. 남포동에서 서면으로 넘어갈 때는 오른쪽 좌석에, 서면에서 남포동으로 넘어갈 때는 왼쪽 좌석에 앉는 것이다. 또한, 남포동에서 서면으로 흘러가는 길 어디든 내리면 여행이 시작된다. 만약 이바구길에서 하차할 경우, 밑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부산역이 나온다. 밤보다 낮에 여행하기 좋은 이바구길은 비록 가파른 계단이 있지만, 타박타박 걸어 다니기 좋은 여행 코스다.   








 

작성자
김혜민/이야기 리포터
작성일자
2017-04-2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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