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의 소소한 행복 '다도의 향연'
- 내용
다도란 차를 달여 손님에게 권하거나 마실 때의 예법이다. 3월 14일 화요일, 예비군 훈련이 마치자마자 부산박물관에 다도체험을 하러 갔다. 출근길에 매번 지나치는 곳이라 궁금했는데, 훈련으로 여유가 생겨서 무료로 경험할 수 있었다.
부산박물관은 지하철 2호선 대연역에 내려서 유엔 로터리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위치한다. 정문을 통과하면 나무와 석상들이 펼쳐진 아늑한 마당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푸른 잎사귀와 깨끗한 분위기가 좋았다. 볕도 참 잘 들어서 따스한 햇볕이 그대로 들어왔다.
동래관 지하 1층에 위치한 문화체험관에 들어오면 다도체험, 전통복식체험, 탁본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다도 체험관을 들어오면 정숙하고 제대로 된 체험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듬뿍듬뿍 난다. 괜히 나도 이런 아늑하고 깔끔한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
찻잎을 옮기고, 차를 우려내는 데 필요한 도구들.처음 가서 자리를 잡으면 방석에 양반다리로 앉아서 다기(=차를 담고 마시는 데 이용하는 모든 도구)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러면 다기를 한 번씩 잡아보고, 그다음에는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교육을 받는다.
남은 차를 버리는 퇴수기, 찻상 위를 덮는 차포, 다기를 올려놓는 쟁반, 찻잔까지 가지런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삼국시대부터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세기 전반 통일신라 시대부터 시작하여 고려의 귀족계층에서 선호되다가 조선 시대에는 절을 중심으로 발달하여 왔다.
선생님께서는 차를 끓일 때 중요한 것은 물을 얼마나 부을지, 얼마 동안 차를 우려내야 하는지 감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우선 차호(찻가루를 담아놓는 통)에서 한 숟가락을 퍼서 다관(차를 우리는 주전자)에 붓고, 숙우(뜨거운물을 식히는 그릇)에 있는 뜨거운 물을 다관에 부어준다. 차의 종류에 따라 물의 온도 역시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눈을 감고 적절한 시간이 지난 뒤에 찻잔에 부어 마신다. 차는 술과 다르게 사람을 정면으로 마주 보면서 그 맛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셔야 한다.
그리고 차를 넣는 투차(投茶)에는 차를 먼저 넣고 탕수를 붓는 하투(下投), 탕수를 반쯤 붓고 차를 넣은 뒤 다시 탕수를 더 붓는 중투(中投), 탕수를 먼저 붓고 그 위에 차를 넣는 상투(上投) 등의 방법이 있다.
겨울에는 하투, 여름에는 상투, 봄·가을에는 중투를 하는 것이 좋다. 다관에서 차를 우려낼 때는 그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빠르면 차가 제대로 우러나지 않고, 너무 늦으면 차의 향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차 문화가 성행한 곳은 주로 불교의 사찰이었다. 이것은 차의 치유적인 효과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또한 다도의 정신과 불교의 정신이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전통적인 다구는 도자기처럼 제대로 구워서 감상할 수 있을 정도의 멋진 물건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현대인의 시간 조정과 효율을 위해서 사용이 편리한 다구들이 많이 출시되었다. 유리 재질의 티포트 속에 분리가 가능한 거름망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알려주셔서 차를 마실 뿐만 아니라, 차의 문화와 앉는 방법, 뒷정리까지 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는 기회라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차를 제대로 우려내고 보니 나름의 손맛이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보람 있었다.
직접 차를 우려내 보기 전까지는 그냥 카페에서 다 해주는 음료라고 착각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손이 많이 필요하고, 오래 걸리는 부분도 있었다.
다른 분들께도 다도체험을 권유하고 싶다.
- 작성자
- 윤홍찬/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7-03-1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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