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개가 머금은 스토리를 마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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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을 담을 수 있는 넓은 그릇 모양의 염전이 있는 갯벌이란 뜻의 용호동, 옛날 오목한 포구에 큰 바위가 있었는데 그 모양이 소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우암동, 임진왜란 때 이곳에서 왜적을 쳐부수 었다는 뜻이 지명으로 굳어진 감만동에 살던 사람들은 옛 시절 어디로 시장을 보러 갔을까 참 궁금해진다. 부산 남구에 있는 장고개를 가면 답을 알 수 있다. 이제는 그 장고개도 차량이 씽씽 달리는 도로로 변해버렸지만 옛 생각에 차량의 속도를 줄이며 그때의 추억을 되새겨 본다.
우암동 쪽에서 문현동 쪽으로 넘어오는 고개 이름이 장고개다. 옛날 이 고갯길은 우암동, 감만동, 용호동 사람들이 부산장(현재 자성대의 서쪽 아래 부산진시장 일대의 장터)에 장보러 갈 때 머리에 장바구니와 보따리를 이고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넘던 고개였단다. 장날에 장에 가신 부모님을 그 장고개에서 어린이들이 기다리던 추억의 고개다. 저 멀리 부모님께서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마중을 나가며 식구들을 위해 무엇을 사 오셨나 보따리를 들여다보는 추억이 있는 고개다. 옛적 어려웠던 시절에도 부모님들은 막과자나 눈깔사탕이라도 꼭 사오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대목장이면 설빔이나 추석빔은 어린이에게 큰 선물이요, 검은 고무신 한 켤레, 양말 한 켤레라도 얻어 신으면 세상을 얻는 양 좋아하던 기억이난다. 장고개가 머금은 스토리를 마주보니 검정고무신이 자꾸 그리워지는 것은 나 만의 마음일까?
- 작성자
- 김홍표/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7-03-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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