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새벽을 열다
- 부산박물관 '닭' 전시전
- 내용
군부 독재정권에 맞서며 한 정치인은 "닭의 모가지는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을 했다. 민주주의 시민사회로 나가는 일에 자신의 수난을 닭의 목이 비틀리는 것으로 표현한 말로 기억되고 있다.
정유년 새해가 밝고, 정월 대보름까지 지났다. 2017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를 맞이하여 마련한 테마전시 <어둠을 뚫고 새벽을 열다, 닭(酉)>의 전시전이 있다.
닭은 십이지의 열 번째 동물이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새벽 긴 울음으로 세상을 깨운다. 사람들은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를 한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혼돈에서 질서와 조화, 죽음에서 소생을 부르는 동물로 우리문화속에 각인 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입신출세, 부귀공명의 상징으로 조선시대 벼슬에 뜻을 둔 선비들은 집안 서재에 닭의 그림의 그렸다. 닭의 볏이 벼슬을 상징하는 관을 쓴 모양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보통 닭 그림에는 맨드라미를 함께 그렸는데, 맨드라미는 닭 볏과 모습이 비슷아혀 관 위에 관하나를 더하는 것으로 최고의 입신과 출세를 의미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박혁거세와 김알지 신화에서 닭은 한국 문화의 상징적 존재로 등장한다. 벅혁거세의 왕비인 알영 부인은 계룡의 겨드랑이에서 태어났고 입은 닭의 부리를 닮아 있었다. 금빛 찬란한 황금 궤안에서 나온 김알지는 하얀 닭이 그의 탄생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부산박물관 고려시대 만덕사지 치미가 놓인 넓은 로비에 <닭>을 보니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우리는 시대의 어둠을 보며 그 어둠이 깊음이 곧 새벽의 빛과 맞닿아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을까? 박물관을 오가는 남녀노소들은 또 개인들의 삶에서 어떤 소망을 꿈꾸고 있을까? 잠시 서서 생각해 본다.
- 작성자
- 김광영/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7-02-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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