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레일웨이 1구간을 걸어보니
- 내용
2013년12월에 폐쇄된 동해남부선 철길이 '그린레일웨이' 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되고 있다. 그 중에서 올림픽교차로에서 부산기계공고까지의 제 1구간이 지난 연말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고 하기에 나도 한번 걸어 보았다. 올림픽 교차로에 있는 성모안과병원 뒷길로 들어서니 '부산그린레일웨이' 이라는 팻말이 눈에 보였다. 아마도 그곳이 그린레일웨이의 첫 출발점인 듯 했다. 1구간의 길이는 1.6키로미터라 한다.
철길과 침목들은 모두 걷어내고 길은 아스콘 등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는 조경수 들이 줄지어 서있고 가지런한 돌담들도 이어져 있었다. 또 도로변에서 산책로로 들어오는 길목들도 여러군데 조성되어 있었고 운동기구와 벤치들도 설치되어 있었다.
제법 추운 날씨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그린레일웨이를 걷고 있었다. 가족끼리 혹은 부부끼리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였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도 보였다. 차도에서 조금 위로 올라온 길인데도 공기가 많이 깨끗한 것 같고 자동차 소음도 둔탁하게 들려와서 산책하기에는 아주 좋아보였다.
그러나 어쩐지 시민의 입장에서는 아주 정성을 다한 만족스러운 산책길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선 산쪽의 풍경들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지저분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80년을 넘게 달리던 동해남부선 철길이란 것을 알려줄만한 흔적들이 깡그리 사라지고 말았다는 점도 많이 아쉬웠다. 또 몇개의 벤치와 조형물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볼만한 조형물들이 전혀 없어서 무미건조하고 심심한 산책길이란 생각도 들었다. 크고 거창한 조형물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산책을 하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아기자기한 무엇인가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조성되는 그린레일웨이지만 어디서나 쉽게 볼수 있는 너무나 평이하고 단조로운 산책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산책길을 굳이 그린레일웨이라고 칭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져 들었다. 이왕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하는 그린레일웨이라면 전국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그린레일웨이로 조성했으면 어떨까 싶다.
- 작성자
-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7-02-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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