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도라'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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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 중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게 있다. 지진이다. 지난 9월 12일 저녁시간 문득 우리에게 다가온 규모 5.8의 지진은 그저 몇초 간 집이 흔들리는 정도의 지진이 아니고 공포심을 자아내는 생애 처음으로 겪어보는 지진이었다. 그 지진으로 우리는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로부터 우리는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지진에 대비한 매뉴얼도 만들고 훈련도 해보았다. 또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떠올리며 고리원전의 안전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만약 규모 8-9 정도의 강진이 온다면 고리원전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부산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머리속에서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그런 상상을 눈치라도 챈듯 지난 연말 원전사고를 다룬 '판도라' 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출연배우가 6280명이나 되고 촬영기간이 8개월, 후반작업이 1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상당히 공들여서 만든 영화였다. 그동안 재난영화는 많았지만 원전사고를 다룬 영화는 처음인 것 같다. 시기적으로도 경주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에 기획 된 것으로 보아 감독의 사회적 안목이 남달랐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겁나고 무섭고 그리고 긴장했다. 영화니까 허구의 세계라고 애써 위안을 해보지만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특히 영화속의 풍경들이 눈에 익은 우리 고장의 모습들이라 영화의 현실성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겁나고 무서운 가운데서도 거짓말과 허위와 은폐를 일삼는 무능한 정부인사들에 대해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2016년은 우리에게 지진과 원전사고라는 큰 이슈를 던져주고 갔다. 영화 '판도라' 는 이에 대한 가상현실이기도 하다. 어떤이는 현실은 영화보다 더욱 참혹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암시를 주고 간 이상 우리는 더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영화속 대통령의 대사처럼 너무 늦었다고 외치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원전의 안전과 친환경 에너지정책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를 해야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백지화 시키고 가동중인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은 더욱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기가 쓰는 전기는 자기가 만들어서 사용하는 자가발전의 제도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서울과 수도권이 아니고 지방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방관하거나 간과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 작성자
-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7-01-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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