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년전 한국과 인도의 사랑이야기
- 내용
'그대에게 가는 길은 하늘의 뜻, 가야의 남자 수로에게' 허왕후 사랑가에서 나온 한 대목이다.
AD 46년 인도의 아유타 왕국의 공주였던 허황옥은 꿈속에서 본 자신의 배필을 만나기 위해 16세에 인도를 떠나 배를 타고 긴 항해끝에 가야의 망상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김수로왕의 영접을 받고 흥국사에서 첫날밤을 보낸 뒤 가야로 들어가 금관가야의 왕비가 된다. 12명의 자식을 낳고 그 중에서 두명에게는 자신의 성인 허씨를 붙여 김해허씨의 시조가 되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부산과 김해가 함께 공유하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그래서 두 도시는 함께 이 이야기를 관광자원화 시키기 위해 2014년부터 '허왕후신행길 축제'를 개최하였다.
올해 '허왕후 신행길 축제' 는 11월 5일과 6일 양일간 화명생태공원에서 열렸다.
개막식에는 인도의 문화부 차관을 비롯해서 아유타 지역의 대표단들이 많이 참석했다. 양국은 허왕후를 통해 인도와 한국 양국간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두 나라간의 경제 통상확대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축제에는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가야궁비빔밥' 퍼포먼스였다. 한국의 비빔밥에다가 인도의 카레소스를 섞은 비빔밥이다. 허왕후가 가야에 온 날이 7월 27일이라서 27가지의 야채를 사용했으며 2016명이 먹을 수 있도록 넉넉히 준비했다고 한다.
또 인도, 가야, 김해, 부산을 홍보하는 주제관에도 볼만한 것들이 있었다. 허왕후와 김수로왕의 초상, 구지봉과 파사석탑 이야기, 가야이야기 등은 읽어볼만한 내용들이었고, 한국에서 열리는 인도의 축제들도 소개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았다.
개막식전 행사에는 가야왕후의 춤과 우리나라 태평무가 선보였고, 개막식후에는 허왕후와 김수로왕의 사랑을 다룬 뮤지컬이 열리기도 했다. 행사장 한쪽에서는 뺑파전, 남도천지밥 등의 마당극이 열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인도의 문화들도 많이 소개되었다. 아유르베다 테라피와 인도요가가 시민들에게 선을 보였고, 인도의 두뇌게임인 까롬도 선을 보였는데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인도의 기념품과 인도의 차인 홍차 등을 파는 인도 바자르(우리말로 시장이라고 함) 가 열리기도 했다.
갈대들이 허연 머리를 펄럭이고 있고 낙동강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화명생태공원에서 이천년 전에 있었던 가야의 김수로왕과 인도의 허황옥과의 사랑이야기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더욱 정감있게 해주는 것 같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축제의 본질은 없고 부수적인 행사만 넘쳐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왕후신행길축제' 인 만큼 허왕후가 거쳐간 곳이 자세히 표시된 지도라도 걸려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축제장 한가운데에 허왕후가 인도에서 가지고 왔다는 닭피묻은 파사석탑의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면 허왕후에 대한 이미지가 좀더 생생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기회가 되면 허왕후가 처음 가야에 발을 디딘 망상도와 하룻밤을 보낸 흥국사, 그리고 그녀의 오빠 장유화상이 창건헀다는 은하사는 한번쯤 둘러보아야 할 것 같다.
- 작성자
-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6-11-0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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