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피하는 또 다른 방법
부산시립박물관 숲길 조성되다
- 내용
눈이 초록빛을 더 편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회색 빛 도심에 너무 오래 지쳐버린 반증일까.
본격적인 무더위로 햇볕의 내리쬐는 광선을 피해, 실내 에어컨 공기를 쇠는 것도 시원하겠지만, 아름드리나무 빽빽한 숲의 시원한 바람 줄기와 큰 그늘아래 쉬는 것만 하지 못할 것이다.
부산시립박물관은 6월8일 오후 3시 ‘박물관 숲길’ 개장식을 가졌다. 기존의 230m의 박물관을 두르는 길에다, 정문 곁으로 170m의 새 숲길을 내어, 박물관 전체를 우회할 수 있는 숲길을 만든 것이다.
이 길을 지나다 보면 고풍스러운 박물관 야외 유적들, 석등이며 문관 무관의 형상 그리고 약조제찰비며 각종 비석들과 세월의 무게를 이겨낸 명문이 새겨진 돌들이 신비롭게 다가온다. 수종들도 오랜 세월의 흔적 속에 굵고 그 높이 또한 하늘을 찌를 듯 높아 가히 숲속에 들어온 평온함을 가져다준다.
길게 놓여진 암기와 위로 문양을 새긴 수키와가 나란히 정렬하여 만든 돌담은 도심에서 보기 힘든 고궁을 거니는 듯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빼곡히 모여선 대나무 길을 지나 소나무 잣나무 침엽수림을 지나니 팔각정 정가가 반갑게 맞아준다. 더위에 지치고 삶이 고단했던 이웃들이 소담을 나누며 여름을 즐기는 모습을 만난다.
'부산시민의 상'으로 횃불을 든 여인과 하늘 향해 손을 든 남성의 강한 모습도 부산사람의 강한 의지를 읽어내게 한다. 억척스런 세월의 흔적속에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한국전쟁의 고통을 이겨낸 굳은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숲은 강제하지 않는다. 초대하고 맞아들인다. 그 숲의 그늘에 한 번 서보면, 숲 바깥 우리 삶을 새롭게 대할 힘을 갖게 된다. 유엔로터리 도심의 한복판 바로 곁에 새롭게 생겨난 이 길 한 번 걸어보시죠.
- 작성자
- 김광영/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6-06-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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