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착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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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먹을 만한 크기의 고등어가 한 마리에 팔천원 정도 했었다. 거기다가 생고등어는 보기가 힘들고 냉동이나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많이 보였다. 부산사람들은 워낙 생고등어에 길들여져 냉동이나 수입산 고등어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재래시장에 나가보니 생고등어도 많이 보이고 고등어 값도 많이 착해졌다. 제법 통통한 고등어가 한마리에 사천원이고 그보다 조금 작은 것은 두마리에 오천원이다. 이 정도면 장보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니 국민생선 고등어가 제 이름값을 하는 것 같다.
고등어를 가장 맛있게 먹었던 기억은 연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구워먹는 고등어 구이였던 것 같다. 요즘은 그럴 수가 없으니 밀가루나 카레가루를 묻혀 후리이팬에 약간 튀기듯이 구워먹는다. 가장 한국적인 고등어요리는 냄비나 뚝배기에 묵은 김치를 깔고 양념장을 넣어 끓이는 고등어 조림인 것 같다. 걸쭉하면서도 짭잘하고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에 이끌려 먹다보면 밥 한공기는 금방 뚝딱이다. 그리고 어떤이는 고등어 살만 발려 고사리, 숙주나물 등을 넣어 고등어 추어탕을 끓이기도 한다. 그 외에도 고등어 돈까스, 고등어 고로케, 고등어 탕수육, 고등어 스테이크 등을 만들기도 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 에 보면 고등어는 등이 푸르고 무늬가 있어서 벽문어라고 부르고 있다. 맛은 달콤하면서도 탁하다고 되어있고, 주로 국을 끓이거나 젓을 만들 수는 있으나 회나 어포는 만들지 못한다고 되어있다. 또 낮에는 유영속도가 빨라서 잡기 어렵고 성질이 밝은데를 좋아해서 불을 밝혀 밤에 낚는다라고 되어 있다. '근래에는 (흑산도에서) 자취를 감추고 영남지방의 바다에서 새로이 이 물고기가 나타났다고 들었다'라는 기록도 있다. 아마도 부산 근해에서 고등어가 많이 잡히는 것이 그때부터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내산 고등어의 80% 이상은 부산의 공동어시장에서 경매를 마친 고등어라고 한다. 그러니 부산은 고등어의 도시라고 해도 틀리진 않을 것 같다. 부산의 시어도 살이 통통한 고등어다.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에 등푸른 생선이 들어 있다. 등푸른 생선의 대표주자는 고등어다. 고등어에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서 콜레스테롤을 경감시켜 주기도 하며 , 뇌발달에 좋은 DHA 도 많아서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다고 한다. 요즘은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하니 노인들도 많이 먹는게 좋을 것 같다.
앞으로 부산시에서는 시어인 고등어를 브랜드화 시켜서 고등어 전문거리도 만들고 고등어 전문 요리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크게 비싸지 않으면서 살이 많고 달콤한 맛을 지닌 고등어. 부산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정말 싱싱한 부산의 생고등어 맛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5-08-1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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