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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금연구역 많아도 비흡연자들은 괴롭다

내용

우리사회의 큰 이슈 중의 하나가 금연이다. 요즘은 지하철, 버스, 백화점, 식당, 공공건물 등 밀폐된 공간은 거의가 금연구역이다. 또 공원, 해수욕장, 하천, 버스정류소 등과 같이 열린 공간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금연구역이다. 이것을 어기면 벌금 2만원이다. 그 덕분에 비흡연자들은 예전보다 담배연기에 덜 노출되는 것 같다. 그러나 문득문득 예기치 않게 담배연기로 괴로울 때가 많다.

# 1. 도로변에서

가로수 잎이 우거진 예쁜 인도를 걸어간다. 한 삼미터 앞에 부부 한쌍이 이야기를 하며 느릿느릿 걸어간다. 남자의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다. 바람이 앞에서 분다. 매케한 담배연기가 뒤로 몰려온다. 잠시 길을 멈추고 담배연기를 피한다. 은근히 화가 나지만 길가는 사람에게 항의를 할 수 없어 그냥 참고 다시 길을 간다. 다음 순간 남자는 담뱃재를 길거리에 버린다. 바람에 담배재가 날아온다. 손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잠시 숨쉬기를 중단한다. 아무래도 저들 부부를 먼저 보내고 천천히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타인이 피우는 담배연기 때문에 나의 보행이 방해를 받아도 항의할 수 없는 이 상황.

# 2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한 남자가 길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다. 매캐한 담배연기가 버스정류소를 한 바퀴 맴돌며 공중으로 사라진다.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은근히 눈총을 준다. 남자는 아랑곳없이 담배를 연신 피워 문다. 버스정류소에서 좀 떨어져 본다. 그래도 담배연기 냄새가 난다. 좀 더 떨어지면 좋겠는데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그럴 수도 없다. 짜증이 나지만 항의할 수가 없다. 버스정류소에는 분명 '금연' 이란 글자가 적혀있는데 담배피우는 사람에게 벌금을 물리는 사람도 없다.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그 남자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아마도 같은 버스를 탈 모양이다. 금연이란 한글도 못 읽는 남자와 같은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이 상황.

# 3 아파트 거실에서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잠시 후에 어디선가 담배연기 냄새가 슬며시 거실 안으로 침입한다. 짜증을 내며 베란다 밖을 내다본다. 연기는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것이니 분명 아래층 어느 집일 것 같아 두리번거려 본다. 그러나 증거포착은 쉽지 않다.결국 베란다 문을 꼭 닫고 화장실 문도 꼭 닫는다. 실내온도가 27도를 넘어선다. 후덥지근하고 답답하다. 그래도 30분은 참아야 한다. 아래층 남자가 담배를 다 피울 때까지.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실내흡연은 이웃을 병들게 한다' 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는데도 실천하지 않는 이웃도 이웃이라고 항의 한번 하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이 상황.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는 것은 개인적 취향인데 그것마저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 심한 처사라고 항변을 한다. 그러나 흡연자들 뒤에서 애써 참으며 견디는 비흡연자들의 고통도 좀 알아주면 좋겠다. 아무리 금연구역을 많이 지정한다 하더라도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고, 담배연기는 금연구역 지정만으로는 결코 막을 수가 없는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흡연행위는 자신의 개인적 쾌락을 위해 타인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피해를 주는 행위다. 그런 점에서 흡연행위는 성추행 행위와 마찬가지로 반사회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로 규정되어야 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작성자
정헌숙/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5-08-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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