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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애통의 시간 조용히 올라보는 산책길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내용

“아미동으로 가는 날,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그곳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제법 많았다. 길게 줄을 서서 걸어야 했다. 언덕이 점차 가까워졌다. 언덕은 아래부터 위까지 비석이 빼곡했다. 수백 개, 아닌 수천 개는 될 것 같았다. 갑자기 다리가 후들거렸다”
(박현숙 글, 마수민 그림 ‘아이동 아이들’ 책 인용)
 

남구 도서관 1층 ‘아미동 아이들’ 책 원화 전시전이 있었다. 비석이 댓돌이 되고 집터가 되고 가스통 받침대가 된 동네,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조상을 찾아 오는 동네, 집을 고치기 위해 구들장을 들면 유골함이 나오는 아미동에 대한 책이다.

부산 사람에게는 이 이름이 익숙하다. 국제시장과 부산대학병원을 끼고 있는 서구 아미동. 이곳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공동묘지였고,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그 공동묘지위에 판자집을 세운다. 전쟁이 끝났지만 그곳에 남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감천마을 고갯길에서 아미동 비석마을을 내려가는 길은 수많은 계단과 깊은 골목은 가지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시간이 잠시 멈추어 선 듯하다. 계단을 이곳 저곳을 오르내리노라면 일제강점기 일본인 공동묘지의 묘비석이 한국전쟁의 참담한 역사를 지나며 축대와 계단으로 변형된 형상이 남았다. 부산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들 고스란히 남아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천혜의 경관자원으로 막힘없이 ?藥?있는 이곳,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세상을 내려다 본다. 산복도로 방문자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부산 원도심과 푸른 바다의 조망이 남·북항 일대와 용두산, 자갈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패전으로 조상의 유골도 수습하지 못하고 황급하게 떠나야했던 일본의 아픈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며 또한 전쟁과 철거 등으로 고달팠던 당시 한국의 슬픈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뒤안길로의 여행지다.

최근, 부산시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 2차년도 '아미 구역' 마무리 사업으로 시행한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탐방로' 조성공사가 완료돼 산복도로의 숨은 보석 '비석문화마을'이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프지 않은 사람, 상처받지 않은 역사가 어디 있으랴.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온 나라가 비통함에 빠져있는 이때, 삶의 분주함 걸음을 잠시 멈추어 놓고 조용히 아미동 산복도로를 오르며 이 땅의 상흔에 애통하며 겸허히 옷깃을 여미는 것은 어떠할까?

작성자
김광영/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4-05-0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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