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마지막 민방위소집을 마치고
- 내용
예비군·민방위 훈련 일정 확인을 미끼로 한 스미싱 문자가 3월 첫째 주에 발견된 스미싱 악성코드의 66%를 차지했다. 민방위 비상소집훈련 대상자라는 문구와 함께 일정 확인을 미끼로 한 가짜 인터넷주소가 적혀 있었다 한다.
사실 민방위 [civil defense, 民防衛] 라는 것이 군사학에서 전쟁이나 방에서 적의 전투 활동이 초래하는 생명과 재산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벌이는 비군사적 활동을 통틀어 일컫는다 (브리태니크 백과사전). 그런데 그 민방위 시즌을 이용해서 스미싱 문자로 국민의 재산을 사기치는 일이 급증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 1월 19일부터 '방공 소방의 날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방위훈련이 처음 실시되었다. 그 이후로 1개월에 1번씩 실시되었는데, 1975년 7월부터 현재의 이름인 '민방위의 날 훈련'으로 개칭되었다.
여자의 폐경기가 있다면, 남자의 마지막 민방위 훈련이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여 인생의 봄을 맞고 있을 때, 갑작스레 날아든 신검통지서로부터 시작되어, 낯선 훈련소 입대, 그리고 자대 배치, 혹독하면서 힘든들었던 현역시절, 꿈 같았던 제대. 그리고 예비군 소집훈련으로 다시 총을 잡던 시절, 그 모든 것 끝에 민방위 소집훈련이 있었다.
만 40세가 되니,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간단한 훈화와 함께 출석부를 적고서 이젠 민방위마저도 졸업한다. 다시는 받아 보지 못할 통지서를 받고 보니 왠지 글이라도 남기고 싶다.
핸드폰에 떠돌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문구가 있다.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어째든, 대한민국에 남아로 태어나 무사히 민방위 소집까지 마쳤다는 것은 그동안을 열심히 건강하게 살아왔다는 흔적일 것이다. 지나가는 시간 속에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아가고, 마음을 비우며 그렇게 초연하게 사는 법도 배워야할 나이가 된 것 같다. 이젠 국방의 의무는 후배들에게 잘 위임(?)하고, 가정과 사회를 지켜나가기 위해 더욱 새롭게 발돋움해야 될 때가 아닌가 한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남긴다. "민방위연차 여러분 아직 국가가 여러분을 부르는 것은 아직 그만큼 더 젊다는 증거라 생각하고, 지역사회일원으로 즐기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4-03-2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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