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엔 별미떡국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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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되면 집집마다 아침에 떡국을 끓인다. 떡국은 설날에만 먹는 음식으로 천지만물이 새로 시작되는 날인만큼 엄숙, 청결해야 한다는 뜻에서 깨끗한 흰떡을 끓여먹었다고 한다. 백탕, 병탕, 첨세병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우리가 언제부터 떡국을 먹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상고시대때 신년제사를 지내면서 음복으로 먹던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요즘은 기계로 썰어놓은 떡국을 사서 끓여먹으면 되지만, 예전에는 어머니들이 방앗간에 가서 가래떡을 뽑아와 하루쯤 굳힌 뒤 일일이 칼로 썰었다. 보통 정월대보름날까지 손님들이 찾아와 떡국을 대접해야 하므로 많은 양의 떡국을 써는 일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요즘은 떡국 썰 일이 없으니 편하기는 하지만 방앗간에서 금방 뽑아온 김이 무럭무럭 나는 쫄깃쫄깃한 가래떡을 먹어볼 기회가 없어서 좀 아쉽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떡국은 소고기육수나 멸치 육수을 이용해서 끓인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해산물이 풍부하다 보니 해산물을 이용해서 끓이는 별미떡국들이 많다. 홍합떡국, 굴떡국, 어묵떡국, 북어포떡국 등이 그것들이다.
요즘 홍합이 제철이다. 준비한 홍합을 솔로 깨끗이 닦고 옆에 붙은 지저분한 끈도 잘라낸다. 하루쯤 해감을 시킨 뒤 건져 물을 자작하게 붓고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홍합들의 입이 금방 벌어지는데 이것들을 건져내어 살을 발라 놓는다. 홍합 삶은 물로 떡국을 끓이면 되는데 자연적인 간이 되어 있어서 별도의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떡국이 끓으면 홍합을 넣고 다시 한소끔 끓여내면 된다. 그런 후 김, 계란, 파프리카 등으로 예쁘게 고명을 올려놓으면 홍합떡국이 완성된다.
홍합 떡국.굴떡국은 개성의 조랭이떡국, 강원도의 만두떡국, 전라도의 꿩떡국, 충정도의 구기자떡국과 마찬가지로 경상도 지방의 향토음식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굴은 소금을 약간 가해서 몇번 흔들어 물로 씻어낸 뒤 물기를 빼 놓는다. 멸치육수가 끓으면 떡국을 넣고 끓이다가 떡국이 위로 떠오르면 굴을 넣고 다시 한번 한소끔 끓이면 된다. 그런 뒤 준비해 둔 고명을 올려놓으면 된다.
굴 떡국.어묵떡국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국이다. 어묵에는 튀김어묵과 찜어묵 두가지가 있다. 떡국에는 찜어묵을 사용해야 기름기도 없고 단백한 맛을 낼 수 있다. 마트에서 파는 반달형의 찜어묵은 썰면 속에 예쁜 무늬가 새겨져 있어 떡국을 장식하는데도 좋다. 멸치 육수나 소고기 육수를 끓이다가 떡국과 어묵을 같이 넣고 끓이면 된다. 마지막에 준비한 고명을 올려놓으면 된다.
어묵 떡국.그외에도 소고기 대신 전복을 살짝 데쳐 얇게 저며 고명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 미역국에 새알을 넣고 끓이 듯 떡국을 넣고 끓이기도 하고, 북어포를 참기름에 달달 볶은 뒤 북어국을 끓이듯 떡국을 함께 넣고 끓이기도 한다. 요즘은 매생이에 떡국을 넣고 끓이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부산에는 해산물이 풍부하다 보니 그런 재료들을 잘 활용하면 색다른 떡국 맛을 즐길 수 있다. 해마다 끓여먹는 소고기 육수의 떡국이 싫증난다면 올해는 바다 냄새 상큼한 별미떡국을 끓여보는 것은 어떨까.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4-01-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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