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귀와 액운이여 모두 활활 타버려라
- 내용
한 해를 시작하는 정월, 그 중에서 정월 대보름은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로서 사실 우리나라 새시 풍속의 20%가 이날 행해질 만큼 커다란 명절이었으나 농사 인구가 줄어들면서 사라졌던 세사 풍속이 각 지자체 별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해 동안 좋은 소식만 듣기 위한 귀밝이 술을 남녀노소 마시거나 오곡밥을 해 먹는 사람들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부럼을 깨고 달집 태우는 일은 오히려 최근 더욱 풍성해 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번 대보름 행사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달집 태우기를 한 곳은 해운대 달맞이 온천, 송정 해수욕장, 광안리 해수욕장, 송도 해수욕장 등 부산 시내 주요 해수욕장과 삼락 생태 공원, 금정 구민 운동장, 북구 덕천 배수장 등 부산 시내 각지에서 나름대로 특색을 가지고 진행되었답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이 감기 기운이 있는 관계로 찬바람을 적게 쐬기 위해서 가장 빨리 달집 태우기를 하고 집에서도 가까운 북구 덕천 배수장에서 달집태우기 구경을 다녀왔답니다.
덕천 배수장 일원에서는 무로 떡국도 나눠줬었지만 달집 태우는 시간에 거의 비슷하게 도착해서 먹을 시간이 없어서 살짝 아쉽더군요.
대형 달집에서 타오르는 불을 보고 있으니 왠지 근심, 걱정 등이 없어지고 소원을 적어서 태워 보내면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더군요.
달집 태우기를 처음 본 아이들에게 달맞이할 때 주위를 밝게 하기 위해서 대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짚·솔가지·땔감 등으로 덮고 달이 뜨는 동쪽에 문을 내서 만든 것을 달집이라 부른다던지, 달집을 태워서 이것이 고루 잘 타오르면 그해는 풍년, 불이 도중에 꺼지면 흉년이라고 하고, 달집 속에 넣은 대나무가 불에 타면서 터지는 소리에 악귀들이 달아난다고 하는 이야기들을 해주고 아이들이 적은 소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해 주었답니다.
타오르는 불은 지난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의미로서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정월대보름에 참 어울리는 행사가 아닐 수 없지요. 추운 겨울 귀밝이 술로 몸을 데우고 오곡밥과 부럼을 하면서 영양을 보충하는 등 정월대보름의 풍속 모두다가 조상의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겨울 움추렸던 몸을 다시 뻗으면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하루가 된 것 같네요.
- 작성자
- 박인부/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3-02-2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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