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지난 설날, 부산이 고향이지만 타지역에서 살다가 오랫만에 부산을 찾은 한 친지의 질문이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마린시티는 뭐고, 센텀시티는 뭐야?” 라는 질문이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몰라 잠시 망설이다가 마린시티는 사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특이한 형태의 고층건물이 있는 곳이고, 센텀시티는 신세계 백화점이 있는 곳이라고 적당히 설명해 주었다. 그런 엉성한 나의 설명에 친지는 뭔가 감이 잘 안온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뚱 하고 만다. 아마 '시티' 라는 말에 해운대가 아닌 뭔가 새로운 도시를 상상하는 것 같았다.

친지를 보내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해운대에 살고 있는 나도 사실은 어디까지가 마린시티이고 어디까지가 센텀시티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아마 나만 그런게 아니라 부산시민들 대부분이 두 지역에 대해서는 해운대 어디쯤 있는 화려한 동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 기회에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해운대구 도로망주소 안내도' 라는 지도를 펼쳐보았다.

마린시티는 동백섬과 요트경기장 사이에 있는 '부산의 맨해튼' 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행정구역상 해운대구 우1동에 속해있고 마린시티 1로, 마린시티2로, 마린시티 3로가 있다.

마린시티 위치도.

센텀시티는 벡스코, 센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영화의전당 등이 들어서 있는 곳으로 행정구역상 해운대구 우2 동에 속해있다. 센텀1로에서 센텀7로까지의 도로가 있고 센텀동로, 센텀서로, 센텀중앙로, 센텀남대로, 센텀북대로 등의 중심도로가 정비되어 있다. 마린시티보다는 면적면에서도 크고 차량 통행도 많아 복잡한 곳이다.

센텀시티 위치도.

도시철도를 이용하려면 마린시티는 동백역에서 내려 대우 마리나아파트를 지나 해안쪽으로 걸어가야되고, 센텀시티는 센텀시티역에서 내려 지하도를 빠져나오면 된다. 내가 파악한 두 '시티'에 대한 정보는 이정도였다.

마린시티와 센텀시티. 영문이름으로 된 이 두 '시티'는 지금 부산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어서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그럼에도 막상 외부인에게 두 '시티'의 특성과 개성을 제대로 설명해 주려고 하니 좀 어려운 것 같다. 어떤 방법이 있을지 한번 연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