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동네공원에서 영화 한편
- 내용
내가 사는 아파트 뒤쪽에 작은 근린공원이 하나 있다. 별로 크지는 않지만 햇살이 잘 들어서 그런지 주민들이 많이 모여드는 공원이다. 어르신들은 벤치에서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새댁들은 아이들에게 그네를 태우기도 하고 ,중년들은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하기도 하는 곳이며, 또 초등학생들은 방과 후 야구를 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는 곳이다. 어찌 보면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공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공원에서 지난 주말 밤 문화 나눔의 한 행사로 무료영화 한편이 상영되었다. 탁구를 소재로 하는 '코리아' 란 영화였다. 좌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들의 친목과 정서함양을 위해 해마다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오후 내내 공무원들이 둥근 원형의 돌계단에 깔린 잡초들을 걷어내고 깔개까지 깔아서 주민들이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좌석정리까지 해놓았다. 영화는 7시에 상영되는데 5시부터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부모 손을 잡고 밤 마실 나온 아이들이 제일 즐거운지 마냥 웃음을 흘리며 공원 안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내 옆자리의 주민은 “이런 행사는 삭막하고 단조로운 아파트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아서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한다. 영화도 좋고, 연극도 좋고, 혹은 감자나 고구마 파티도 한번 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마침 이날은 추분이기도 해서 가을분위기를 완연히 느끼게 해주었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 겉옷 하나 걸치고 야외에서 편안하게 영화한편 감상하기에는 딱 좋은 계절이었다.
앞집, 뒷집 서로 얼굴도 모르고 살아가는 아파트 주민들이 모처럼 동네공원에 모여서 영화한편 보다보니 이웃들과 대화도 나눠보고 다가오는 가을도 마음으로 준비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어준 것 같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09-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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