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트 쉬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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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밤낮 없이 영업을 하던 우리 동네 마트들이 6월 10일 일부 문을 닫았다. 해운대구에서 지역상권 활성화와 전통상업 보호를 위해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제한 및 전통상업 보호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기 때문이다.
이 조례에 의해 해운대구 내에 있는 마트들은 오전 0시에서 8시가지 심야영업을 할 수 없고, 또 둘째, 넷째 일요일에는 의무휴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일요일 오후 2시쯤, 바로 집 앞에 있는 한 SSM을 찾아가 보았다. 이곳은 얼마 전까지 24시간 영업을 하던 곳이었는데 이날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문에는 영업시간이 오전 8시에서 24시로 변경되었다는 내용과 6월 10일과 6월 24일은 정기휴무 라는 안내표시를 해 놓았다. 주민들은 미리 알고 있었는지 물건을 사러 왔다가 헛걸음 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걸어서 5분정도 걸리는 대형마트인 L 마트도 가보았다. 이곳은 며칠 전부터 “지역 상생을 위한 의무 휴무제를 도입했다”는 내용과 함께 2,4주 일요일은 정기 휴점 한다는 내용을 마트 군데군데 부착해 놓았었다. 그래서인지 이곳 역시 혼란을 겪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단지 외국인 한 사람이 물건을 사러 왔다가 문이 닫힌 것을 보고는 머쓱해 하면서 돌아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L마트 바로 옆에 있는 백화점도 가 보았다. 이곳은 L마트와 달리 정상영업을 하고 있었다. 지하 2층에 있는 식품관도 정상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평소 보다는 약간 붐비는 모습이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같은 마트인데 옆의 대형마트는 문을 닫고 백화점은 문을 열고 있어서 어딘지 좀 불공평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형마트와 SSM이 휴무를 하는 이유는 재래시장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인근의 재래시장을 찾아가 보았다. 상인들 개인 사정에 따라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더러 있었지만, 평소 일요일에 비해 약간 활기가 느껴졌다. 그러나 일부 마트들이 문을 닫아서 그런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백화점 내의 식품관도 영업을 하고 있고, 또 외국계 마트도 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물건을 살 수 없는 소비자들이 모두 다 재래시장을 찾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대형마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면들이 많다. 우선 가격표시제가 잘 되어 있지 않다. 물건 값을 물어보고 안사면 욕 먹을까봐 걱정되는 소비자들이 많다. 또 원산지 표시도 신뢰 할 수가 없다. 수입식품들이 많은데 재래시장의 원산지 표시는 온통 국산뿐이다. 그리고 잘못 산 물건을 반품하거나 환불 받는 일은 마트보다 훨씬 힘들다. 그동안 정부에서 재래시장에 많은 투자를 해서 하드웨어적인 면은 많이 좋아졌지만 상인들 개개인의 소프트웨어적인 면은 아직도 그대로다. 이런 것들이 우선 개선되어야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즐겨 찾지 않을까 싶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06-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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