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고독한 시간여행
강서구 생곡매립장을 다녀와서
- 내용
아파트 부녀회에서 자원순환교육에 대한 견학 기회가 있다고 하길래 나도 한번 따라 나서 보았다. 견학 장소는 강서구 생곡매립장 이었다.
해운대에서 한 시간 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생곡매립장의 정식 명칭은 ‘부산광역시 환경자원공원 사무소’다. 홍보관 건물로 들어서니 환경공원의 캐릭터인 링링이와 롱롱이(지렁이를 말함) 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환경보전법의 변천사, 우리나라 최초의 쓰레기법, 세계 최초의 쓰레기장, 부산 매립의 역사 등등 쓰레기에 대한 모든 지식들이 예쁜 모습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생곡매립장은 1994년에 공사를 시작해서 1996년에 첫 쓰레기를 반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는 2021년까지 사용할 예정이었는데, 쓰레기 종량제 실시와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 금지 등으로 쓰레기양이 줄어 2040년 까지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쓰레기를 매립하기 위해 푸른 산 하나를 온전히 버려야 하는데, 우리가 좀더 쓰레기를 줄인다면 앞으로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 될 또 다른 산 하나를 구제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홍보 영상을 보니 부산 시민이 버리는 쓰레기 중 10%는 매립이 되고 22%는 소각이 되고 나머지 68%는 재활용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의 3분의 2는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재활용 과정을 실제로 보니 더 흥미롭다. 쓰레기로 매립된 땅은 철쭉이 피어있는 공원으로 바뀌어 있었고, 과자봉지 같은 비닐류는 유화과정을 거쳐 등유를 뽑아낸다고 한다. 또 캔은 압축시켜 고철덩어리로 탈바꿈되고, 플라스틱은 튼튼한 배관 파이프로 변신되기도 한다. 음식물 쓰레기도 재활용 과정에서 생기는 바이오 가스는 한전에 팔고, 잔재물은 비료나 퇴비로 사용된다고 하니 쓰레기도 머리를 쓰면 버릴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이렇게 재활용 과정을 거쳐 다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원으로 우리 곁에 돌아오는 것을 보니 ‘쓰레기의 고독한 시간여행’ 이란 말이 공감되기도 한다.
그러나 쓰레기가 다시 자원으로 돌아오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가능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불필요한 포장 용기는 과감히 제거하고, 음식물은 먹을 만큼만 만들어서 먹고, 편리 위주의 일회용 용기의 사용은 가급적 자제하고, 분리수거도 좀더 철저히 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은 해야 할 것 같다.
견학을 마치고 나올 무렵 한 직원이 “포스코 같은 대기업에서도 자원재활용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아마도 쓰레기도 자원이라는 사실을 대기업에서도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아서 일말의 기대감이 생기기도 한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05-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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