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못 오르지만, 밥상에는 최고죠
설, 자갈치 골목시장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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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명사 자갈치아지매의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구수한 경상도사투리가 자갈치골목시장을 뒤 흔들고 있다. 아무리 들어도 또 듣고 싶은 정이 듬뿍 담긴 부산사람들의 매력이 용띠 해를 맞은 설 대목은 온통 시끌벅적하다. 설 대목이 실감난다.
자갈치시장 수변공원에는 가자미와 뜨대(박태)고기가 덕장에서 차례 상에는 못 오르는 것이지만 식구들이 먹는 식단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고기들이 일렬로 누워있는 꼴이 꼭 특수훈련 받는 침상 같구나. 머리를 한곳으로 세워져 말려지고 있다. 양념장을 발라서 사람의 입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된다.
이 녀석들의 형태는 사통오달이다. 물론 상인들이 세웠지만 보기가 너무 좋구나. 흡사 살아서 물을 따라 졸졸 올라가는 것 같다. 뜨대(박태)라는 고기는 필자는 처음 들어 본 이름이다. 덕장 양지바른 곳에서 꼬들꼬들 말라가는 가자미가 이제 식단에 오를 날 만 기다린다.
아무리 경기가 안 좋아도 조상님제사는 모셔야 한다. 경기는 안 풀려도 날씨가 참 많이도 풀렸다. 자갈치는 남해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옷깃을 올려야 한다.
조상님 차례 상에는 있어야 하는 귀하신 몸 조기가 꼬들꼬들 마르고 있다. 옆에는 명태가 역시 설날아침에 가족들이 먹을 식단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어시장은 대목장이 확실하다. 시민들은 모두 기웃거리면서 값을 흥정하고 있다.
차례 상에는 쌀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오곡과 잡곡을 팔고 있다. 밥은 흰쌀밥보다는 현미와 오곡잡곡밥을 먹으면 성인병에 좋다고 한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곡식을 그것도 원산지를 표시하고 가격표까지 붙여 놓았다.
부산자갈치시장이 활성화되고 경기가 살아나야 부산사람들은 신바람이 난다. 아직은 경기가 기대치에 못 미치지만 고유명절인 ‘설’ 날을 맞이한 자갈치아지매들도 얼굴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시장골목이 다니지도 못하도록 붐비며, 거래가 활성화되어야 부산경제가 살아난다. 그래야만 부산이 살고 부산이 살면 대한민국이 산다.
부산갈매기가 자갈치시장을 찾아온 관광객을 위해 재주를 맘껏 부리고 있다. 부산하면 갈매기, 갈매기하면 부산을 대표하는 너무나 익숙한 우리말이 아닌가. 이 갈매기들은 근처 공동어시장에서 잘 먹어서 그런지 오동통 살쪄서 보기가 좀 우둔하지만 날렵하고 비상하는 장면은 장관이다. 온갖 재주를 부리면서 아양을 떤다.
- 작성자
- 황복원/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01-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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