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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쓰레기 소각장에 웬 동물원?

해운대 환경공원을 다녀와서

내용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송정터널로 들어가는 길목에 대규모 쓰레기 소각장이 있다. 쓰레기 소각장은 그냥 쓰레기 소각장 일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곳에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공간이 있을 줄이야…

쓰레기 소각장 입구에서 왼편의 오솔길로 들어가면 '해운대 환경공원' 이라는 쌈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 규모는 작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동물원이 있다.

잘 조성된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니 철망으로 만들어진 동물우리들이 몇 보인다.

눈과 벼슬까지도 검은 오골계, 가을하늘 북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꼬리를 한껏 펼쳐 우아함을 자랑하는 공작, 시골 마당에서나 볼 수 있는 장닭, 칠면조, 거위, 오리 등이 사육되고 있었다.

그리고 토끼들은 그냥 방목된 채 겁도 없이 공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고, 참새들은 재잘거리며 동물우리 사이를 무단으로 출입하다가 닭들과 한바탕 소동을 피우기도 한다. 한 아주머니는 벤치 밑에 있는 토끼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다.

한곳에서 닭들이 꼬기오! 하고 울면 다른 곳에서 응답이라도 하듯 따라 운다. 고층 아파트만 즐비한 도심속에서 닭 울음소리, 참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꽥꽥 질러대는 거위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니 잠시 딴 세상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동물원만 있는 게 아니다. 연못도 있다.

그곳에는 수련이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고 팔뚝만한 잉어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다. 오솔길 주변으로 나열한 대형화분에는 보리들이 파랗게 키를 키우고 있고, 소각장 뒷편의 오갈산으로 올라가는 오솔길도 나무들이 쭉쭉 허리를 펴고 있어서 시원하고 멋있어 보인다. 군데군데 벤치와 파고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쉬어가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신시가지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이 틀리진 않는 것 같다. 해운대 신시가지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쓰레기 소각장의 환경공원을 한번 둘러보고 가면 좋겠다.

사람이 살아가자면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과 같은 혐오시설이 꼭 필요한데 그런 시설들이 내가 사는 곳에 들어온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를 한다. 이곳에 와보니 이런 우호적 공간들이 좀더 활성화 된다면 혐오시설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반응도 많이 완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성자
정헌숙/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1-05-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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