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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해도..

내용

저번 주말에 부모님께서 단풍놀이를 가셨다가 다 떨어진 낙엽에 기분만 상해서 돌아오셨다. 나는 가을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낙엽이 다 떨어졌는지 의아했다. 정말 환경이 변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최근 몇 년간 과거에는 느낄 수 없던 ‘봄과 가을이 없어지는’ 극심한 환경의 변화를 체감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사계절이 뚜렷이 나타나는 것이 자랑이었던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단순한 환경의 변화일까? 아니면 우리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냉배수' 배출을 둘러싼 한국가스공사와 진해만 어민들의 8년간에 걸친 공방이 마침내 어민들의 승리로 가닥이 잡혔다는 기사를 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통영생산기지가 2004년 12월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이후 1시간 당 15~20만톤의 냉배수를 연중 방류하면서 주변 안정만과 진해만의 해수 온도가 3~4℃떨어졌다고 한다. 이로 인해 난류성 어종인 멸치의 회유 및 산란, 성육이 현저한 지장을 받게 되었고, 조업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부산일보 8면. 2010-11-10)

이를 ‘멸치’라는 한 어종이 우리 근해에서 사라진다는 단순한 문제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멸치가 먹이로 하는 먹이가 살 수 없게 되었다는 것과 함께 멸치를 먹이로 하는 어종 또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연쇄적으로 이어져 최종단계인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자명할 것이다.

얼마 전에 집 앞의 온천천을 걷다가 제법 큰 물고기가 수면 위로 오르는 것을 보았다. 내 어릴 적 기억으로는 마냥 냄새나고 더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하천이었는데, 어느새 수질이 개선되어서 물고기가 돌아왔다. 도심 한 복판에서 한 마리의 물고기를 본 것이 어찌나 반갑던지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근대화 과정에서 자연을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고, 이용의 대상으로 취급한 환경관의 부산물(副産物)이 전 세계의 인간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만 보며 혼자 빠르게 나아가기 보다는 한 걸음 천천히 갈지라도 주변의 동반자, 환경과 함께 걸어야 하지 않을까?

작성자
이원석/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0-11-1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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