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심겨진 세계지도의 씨앗
[부비 리포터의 글] 문우당을 찾아서
- 내용
우리가 낯선 곳을 찾아갈 때, 뭘 찾을까 하면 ‘네비게이션’을 떠올리게 된다. 불과 몇 년만에 이 네비게이션이 위치를 찾는 중요한 도구로 우리 사회에 자리매김 하였다. 우스개 소리로 남자가 잘 살려면 3명의 여자말만 잘 들으면 된다고 한다. ‘한명은 어머니고, 또 한명은 아내고, 마지막은 네이게이션 아가씨’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오랫동안 길을 찾는 도구는 다름아닌 지도(Map)이다. 부산에는 이 지도의 명소가 있는데 바로 다름 아닌 ‘문우당 서점’이었다. 이렇게 과거형을 쓰게 된 것은 10월 31일로 이 문우당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문우당 서점에는 이 서점에서 만든 지도도 있는데, 세계 어디든지 쉽게 찾을 수 있는 자체 제작지도인 것이다. 그 만큼 지도와 지구본 그리고 해사서적이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학생시절 선물 받은 지구본이 하나 있는데, 다름 아닌 문우당에 있던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그 지구본을 보면서 세계에 대한 꿈도 꿀 수 있었고, 태평양 너머 미국 시애틀에까지 살 수 있도록 했던 작은 꿈의 씨앗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부산의 자존심 문우당 서점의 폐업소식은 참으로 씁쓸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동보서적이 10월31일로 문을 닫은지 한달 만에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어 더 그런 것 같다. 문우당 서점의 지하코너에서 ‘부산의 책 부산의 작가’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져 있는데 그만큼 지역정서가 묻어나는 곳이다.
1955년 이후 55년간의 명맥을 이어오며 부산 지성의 보고였고, 지역문화의 자존심이었던 문우당. IMF도 잘 견뎠는데 급격하게 계속해서 돌변하는 출판시장에서 버티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곳을 방문하여 문우당 세계지도를 하나 사고, 기념이 될 만한 책들을 몇 권 구입했다. 이젠 이렇게 사진으로 밖에 문우당을 볼 수 없다니 아쉽기만 하다.
비록 문우당은 문을 닫지만, 이곳을 통해 뿌려진 지도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도전하는 모험정신만큼은 부산사람들의 마음에 남아서 더 큰 열매로 맺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0-11-0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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