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의 아침 현장 속으로
부산의 미래를 여는 인재들이 나오길…
- 내용
수능아침 제법 쌀쌀한 날씨다. 올해 71만여명이 응시한다는 수능의 현장을 체험하기 위해 동여고를 방문하였다. 보통은 60만명 정도의 응시생이었는데, 작년 68만명, 올해는 내년 입시제도의 변화 등으로 재수생들이 대거 몰리며 근간의 최고의 경쟁률을 치루는 수능이 되었다.
학생들이 먼저 와서 북치며 춤추며 플랜카드를 들고 외치고 있다. 괭가리에 심지어 생수통을 치면서 입시의 좁은 문을 잘 통과하라고 응원가를 외치고 있다. 여기저기 따뜻한 차를 나누는 풍경도 있다.
서점 아주머니의 말을 들으니, 이 학생들이 어제 밤 10시부터 와서 학교 앞에 자리를 잡고 이불까지 챙겨와 잠을 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입시의 현장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말이었다.
이런 불꽃튀는 경쟁의 현장인 수능의 한복판에 피해갈 수 없는 과목이 바로 '영어'이다.
이런 영어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내가 중학생시절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미국 사람은 다른 말을 배우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우리가 국력이 약해서 강대국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국력이 강해지면 우리가 영어공부에 시달릴 일도 없고, 도리어 영어권 사람들이 우리말을 배우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는 논리였다.
그런데, 미국생활하면서 느꼈던 것은 미국인들이 가진 약점이었다. 그들은 굳이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이 영어를 배워서 서툰 영어라도 자기네 나라말을 해 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문제였다. 실제로 1가지 언어를 쓰는 사람과 2개 이상의 다중언어를 쓰는 사람의 뇌의 활용도와 교육성취도가 다른 것이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가장 많이 유입된 멕시코사람들과 접촉으로 스페인어를 배우고자 하는 붐이 일어나고 있었다.
언어는 그렇게 문화의 상대성을 이해함으로 자기 독단에 빠지지 않고, 다른 문화와 사고를 체계를 이해하고자하는 면에서 분명 중요한 배움인 것이다.
우리 아이가 미국학교에 다니면서 익숙하지 않은 영어를 학교와 생활 속에 써야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약간의 틱 현상도 나타나고 했는데, 머리를 계속 집어 뜯는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낯선 이민생활에 쉽지 않는 일이었다. 그래서 말해주었다.
"걔네들은 영어밖에 할 줄 모르지 않니. 너는 한국어도 할 줄 알고 영어도 할 줄 아니, 영어를 잘 배워서 한국어를 미국친구들에게 가르쳐 주어라."
미국서는 '아빠, 한국말이 생각이 안 나요' 하고 말하던 애가 요즘은 '아빠, 영어가 생각이 안 나요' 한다. 그래서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관’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외국어 특히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장 일본이나 중국을 가더라도 그 나라 말은 못해도 영어가 공통접촉점이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한때 ‘영어 몰입교육’이 뜨거운 감자가 되어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지도 않았는가?
글로벌화 되고 세계가 지구촌으로 불리는 시대,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간이 개발한 가장 전파력이 빠르다는 트위터(Twitter)라는 쇼셜미디어(Social Media)를 통해 손끝에서 세계인과 만나는 시대가 열려 그야마로 영어는 하나의 큰 경쟁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국어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어설프게 영어만 쓴다고 해서 진정한 경쟁력은 갖지 못한다. 미국의 한인학생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한국어 실력을 더 요구하는 것이 현실이다. 두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언어를 유용하게 사용함으로 두 세계를 다리 놓을 수 있는 그런 인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일, 영어와 씨름하는 학생들을 생각해 보며 국제화 시대에 걸 맞는 좋은 인재들로 성장해 가기를 소망해 본다. 특히, 부산은 해양시대 세계로 미래로 나가기 위한 21세기 대한민국의 해양수도를 꿈꾸고 있지 않는가. 우리 부산에서 세계와 소통하고 가교역할을 감당할만한 포부와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0-11-1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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