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번째 국립공원 금정산 - 고당봉(801.5m)
- 내용
부산의 진산으로 불리는 금정산은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각자의 걸음에 맞는 길을 품고 있는 산이다. 고당봉은 금정산의 최고봉으로, 해발 약 801m에 이르는 부산의 대표적인 산봉우리다. 부산 전역은 물론 맑은 날에는 낙동강과 남해까지 조망할 수 있어 전망이 뛰어나다. 예로부터 산의 정기가 모이는 곳으로 여겨져 왔으며, 정상 부근에는 고모영신당이 자리해 있어 많은 이들이 안녕과 소원을 빌기 위해 찾는다. 2025년 10월 31일, 금정산이 제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떠올리니, 발걸음이 한결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새해 첫날인 2026년 1월 1일, 소원을 빌고 산의 정기를 받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온천장에서 203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죽전마을에서 내려 미륵사를 지나 고당봉 입구 북문에 들어서자 바람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제법 차갑고 매서웠지만, 겨울 산 특유의 맑은 공기가 오히려 정신을 또렷하게 해주었다. 하늘은 군더더기 없이 화창했고, 햇살은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지며 길 위에 고르게 내려앉았다. 숨을 고를 때마다 폐 속까지 씻기는 듯한 공기가 들어왔고, 발밑에서는 마른 낙엽이 조용히 계절의 소리를 냈다.


북문을 지나 고당봉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제법 가파르다. 숨이 조금씩 차오르지만, 곳곳에 놓인 계단 덕분에 걸음을 완전히 멈출 필요는 없다. 한 계단 오르고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한 계단을 내딛는 식으로 몸과 마음의 속도를 맞춰간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이 길을 한결 편안하게 만든다.




고당봉 정상 부근에는 고모영신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금정산을 지켜온 산신에게 안녕과 소원을 비는 제의 공간으로,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과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온 곳이다. 크지 않은 당집이지만, 돌을 쌓아 올린 제단과 주변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는 산에 대한 경외와 기원이 담겨 있다.


마침내 고당봉 정상에 섰다. 마지막 몇 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동안의 숨 가쁨은 한꺼번에 사라지고 시야가 탁 트였다.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은 말 그대로 경이로웠다. 발아래로는 부산의 도시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지며 새해 첫날을 장엄하게 열어 보였다.





- 작성자
- 최영광
- 작성일자
- 2026-01-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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