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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조선의 충절이 서린 자리, 부산 동구 ‘정공단’

내용



도심의 아파트와 현대식 건물들 사이, 소박하지만 단단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적이 있다. 바로 부산 동구 좌천동에 위치한 '정공단(鄭公壇)'이다. 임진왜란 당시 부산진성을 끝까지 사수하다 장렬히 전사한 충장공 정발 장군과 그의 군관, 백성들의 넋을 기리는 공간으로, 지금은 부산광역시 지정 기념물(국가유산)로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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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단의 유래는 1592년 임진왜란 발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왜군의 첫 공격을 받은 부산진성에서 정발(鄭撥) 장군은 군사 및 백성과 함께 끝까지 항전하다 순절했다. 이들의 충절을 기리고자 1766년(영조 42) 당시 부산진첨사 이광국이 부산진성 남문 부근에 제단을 설치했고, 이후 정공단이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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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는 정발 장군과 전사자들을 모시는 사당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으며, 양옆으로는 함께 싸운 이정헌 장군, 군관과 노비들을 기리는 열사비(烈士碑), 노비인 용운을 기린 비석이 조성되어 있어, 신분과 계급을 넘어선 헌신을 함께 기리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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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쪽에는 1761년에 세워진 ‘충장공 정발 전망비’가 보존돼 있다. 지역 지휘관 박재하에 의해 건립된 이 비석은 원래는 영주산성에 세워졌던 것이나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한다. 비석은 비교적 단정하고 소박한 모습이었지만, 그에 새겨진 글귀에는 치열했던 전투와 헌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했다.


이 외에도 정공단 보존회 건물, 제향 행사와 관리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들이 조용하게 배치되어 있어 마치 하나의 작은 성역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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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단은 단순한 역사 유적지 그 이상이다. 1948년부터 매년 음력 4월 14일, (사)정공단보존회 주관으로 제향이 열리며 후손들과 시민들이 모여 선열의 넋을 기리고 있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공동 관리하는 문화재로서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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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단은 부산의 산업화, 도시화 속에서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계단을 따라 오르며 마주한 붉은 대문, 청록의 기와, 그리고 고요한 비석군은 단지 오래된 역사를 넘어, 무언의 충절과 희생을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정신으로 되새기게 했다.


잠시라도 부산의 ‘속도’를 벗어나, 이 정공단의 ‘깊이’를 느껴보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시간이 된다. 인근에 위치한 범일동 철도 마을이나 초량 이바구길, 168계단 모노레일과 함께 둘러보면 부산 동구의 ‘숨은 역사’를 하나하나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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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담장 너머, 곧게 솟은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제 몸 하나 똑바로 세우는 데 온 생을 바친 듯한 그 나무의 기개는, 이 공간이 단순한 유산이 아닌 살아 있는 정신의 터전임을 말해준다.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는 생명, 그것이야말로 이 정공단이 품은 가장 깊은 정기일 것이다.


- 부산 동구 김동우



작성자
김동우
작성일자
2025-12-2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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