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명주나비·맹꽁이·사람 공존하는 아름다운 삼락생태공원 되길"
힘내라 부산사람! ⑥장경준 자연보호사상구협의회 대표/ 2024년 부산녹색환경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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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준 자연보호사상구협의회 대표는 30여년 간 삼락생태공원 일원에서 자연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경준 자연보호사상구협의회 대표는 사상구에서만 40여 년을 거주한 사상구 토박이다. 지금도 많은 철새가 찾지만, 예전 낙동강 하구는 `아시아 최대 철새도래지'라는 명성에 손색이 없는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였다. 다만 그때는 경제발전이 우선이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던 시기라 생활 쓰레기를 낙동강 둔치에 버리거나 소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장 대표가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에 낙동강 인근의 쓰레기를 주우며 자연보호 활동을 시작한 것이 어느덧 30여 년이다.
그 노력을 인정받아 2021년 자랑스러운 시민상 장려상, 2024년 부산녹색환경상 본상(녹색가족 부문)을 수상했다.
생태교란종 제거는 환경 살리는 길
덕포시장 옆 사무실에서 햇빛에 까맣게 그은 얼굴과 녹색 조끼가 인상적인 장경준 자연보호사상구협의회 대표를 만났다.
"얼굴이 좀 많이 검죠? 다들 `모자 좀 써라' `선크림 좀 발라라' 잔소리를 많이 하지만 실제로 활동하다 보면 그럴 여유가 있나요. 하하하."
사람들은 그를 환경활동가라고 하지만 자신은 자연보호 활동을 할 뿐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자연보호 활동이 어떤 것인지 잘 감이 안 올 거예요. 초기 자연보호 활동은 쓰레기 줍기 같이 일단 자연을 깨끗하게 하는 것에서 시작했어요. 요즘은 기후 변화와 해외 교역 증가 등으로 양미역취, 단풍잎돼지풀 같은 외래생태교란종이 많이 들어오거든요. 이런 식물이 왜 문제냐면 우리 토종식물이 못 자라게 방해하고, 수생식물 서식지를 파괴해요. 그러면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이를 먹이로 삼는 어류나 철새까지 영향을 받아 못살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최근에는 생태계교란종 제거와 멸종위기종 보호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어요."
최근 몇 년간 장 대표가 특히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꼬리명주나비와 맹꽁이의 복원이다.
"꼬리명주나비와 맹꽁이는 원래 낙동강 하구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어요. 요즘에는 함평나비축제에서도 보기 힘든 멸종위기 보호종입니다. 꼬리명주나비 애벌레는 쥐방울덩굴만 먹는단 말이죠. 그런데 하천 개발과 외래종 증가 등으로 쥐방울덩굴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된 거예요. 맹꽁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맹꽁이는 비가 많이 내리는 6∼7월에 알을 낳고 번식하는데, 보통 알이 물속에 3주는 있어야 합니다. 4대강 공사 이후 수위가 낮아지다 보니 알을 낳은 후 3∼5일이면 물이 빠져버려요. 당연히 개체 수가 줄어들겠죠."
다행히 자연보호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쥐방울덩굴을 키워내며 낙동강 하구에서는 다시 꼬리명주나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비 오는 날이면 맹꽁이알을 `구출'하기 위해 활약하는 봉사자들 덕분에 맹꽁이도 점점 개체 수를 늘리는 중이다.
낙동강 하구 생태교란식물 제거 자원봉사 모습.작은 실천으로 함께하는 자연보호
장경준 대표가 생각하는 자연보호는 자연과 사람의 공존이다. 무조건적인 개발 반대보다는 개발은 하되 자연이 숨 쉴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사람도 살아야 하고 도시도 발전해야 하니 모든 개발을 반대할 순 없죠. 다만 개발하면서 자연이 숨 쉴 공간은 늘 열어주었으면 합니다. 생태이동 통로를 만든다던가 개발지 옆에 생태보호 구역을 만든다던가 여러 궁리를 할 수 있겠죠."
장 대표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순천만처럼 삼락생태공원도 전 국민, 더 나아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생태계의 보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위협이 없고 먹이만 충분하다면 철새들은 돌아올 겁니다. 해외에서는 큰고니가 사람이 있는 공원에서도 개의치 않고 유유히 헤엄치곤 하죠? 우리나라에서는 갑자기 다가가서 새를 위협하는 사람이 많으니 새들이 피하는 겁니다.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끼면 새들도 사람을 피하지 않을 겁니다. 수많은 큰고니가 헤엄치고 꼬리명주나비가 날아다니고 맹꽁이가 울어대는, 그리고 사람과 공존하는 낙동강 하구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아름다운 낙동강 하구를 되살리기 위한 자연보호의 첫걸음은 간단하다. 먼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 실천자가 늘어날 때마다 우리 자연은 조금 더 깨끗해지고 동시에 쓰레기 버리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두 번째로 장 대표는 자연보호 활동 동참을 권한다.
"직접 와서 양미역취나 단풍잎돼지풀을 함께 제거해 보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자연보호사상구협의회에는 300여 명이 등록돼 있고, 100여 명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몇십 년째 활동하는 분도 많지요. 함께 우리 자연을 가꾸며 좋은 사람도 만나면 어때요?"
※ 자연보호 동참
자연보호사상구협의회는 낙동강 하구 정화와 외래생태교란종 제거, 여름철 운수천 일대 환경 정화 등의 활동을 실시한다.
`1365 자원봉사포털'에서 신청 후 참가할 수 있다.
- 작성자
- 하나은
- 작성일자
- 2024-06-0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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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410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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