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성실함으로 일궈낸 영도 깡깡이마을 터줏대감
부산 백년가게_⑧선박부품전문 '한국밸브상사'
- 내용
 
 깡깡이 마을에 자리한 한국밸브상사는 지난 1987년 문을 연 이래 밸브를 포함한 다양한 선박용 부품을 취급하는 선박부품종합상사다.- (사진은 왼쪽부터 황채민 씨, 조영자 대표. 이정순 씨). - 영도구 대평동에는 일명 `깡깡이마을'이 있다. 온종일 깡깡이로 배의 녹을 털어내는 소리가 `깡깡' 들리는 곳이라 해서 깡깡이마을이라 불린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조성한 조선소가 들어섰던 곳으로 현재까지 조선소와 선용구점 등이 모여있는 우리나라 근대 조선산업의 발상지이다. 선박 수리에 필요한 크고 작은 선박 부품 관련 회사도 이 인근에 밀집해 있는데 그중 한 곳이 지난 2019년 백년가게로 선정된 `한국밸브상사'다. - 글·사진 최원준 시인 -  - 밸브 몇 가지에서 선박부품종합상사로 
 한국밸브상사는 선박에 들어가는 밸브 등 각종 부품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선박부품회사다.-  - 선박을 구성하는 내연기관 부품 4천∼5천여 종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합니다." 
 조영자(69) 대표의 말이다. 회사 안으로 들어서니 수 천 수 만 가지의 다양한 부품이 종류·용도별로 빼곡히 쌓여있다.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는 `선박부품 창고' 수준이다.
 "고객들이 `한국밸브상사에 가면 없는 부품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부품을 갖춰 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조 대표의 말에서 선박부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물씬 묻어난다. 이곳에서 부품을 제공하는 거래처만도 전국 400여 곳에 이르고 있단다. 한국밸브상사는 지난 1987년 이영식, 조영자 부부가 깡깡이마을의 작은 부품 가게로 시작했다.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는 깡깡이마을 사람들의 역동적인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한 부부는 `이곳에서 미래를 투자하자'고 마음먹는다. 처음에는 부부가 함께 시작했지만, 현재는 조 대표가 직접 회사를 맡고 있다. 남편은 큰 틀에서 사업 방향을 잡아주고 그 외 회사 살림은 조 대표가 손수 경영한다. 거친 남자들의 세상으로 알려진 조선수리업계에서 이제는 대표적인 `마당발 여장부'로 이름이 높다.- 초반에는 몇 가지 잘 나가는 밸브를 중심으로 보급했는데, 품질이 좋은데다 납기까지 척척 잘 맞추니 이것저것 다른 부품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지금은 취급하는 밸브 종류만도 4천∼5천 종이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 조 대표는 밸브와 살다시피 했다. 밸브에 관한 한 닥치는 대로 배우고 공부하는 시절을 보냈단다. 현장 사람들과 거래처 기술자들에게 하나하나 악착같이 묻고 배웠다. - 해양대학교 최고경영인 대학원, 부산대 항만물류학과 등에서는 다양한 학문적 연구에도 매진했다. 선박부품은 선박 안전을 책임지는 원천이자 핵심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더욱 그렇단다. 그런데도 조 대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며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것이 공부'라고 강조한다.  - 한국밸브상사 매장 전경 모습. - 신용 우선, 한 우물 경영으로 위기 극복 
 회사를 건사하며 어려움도 많았다. IMF 때 수많은 선박 관련 회사가 부도났는데, 그중에는 한국밸브상사의 거래처도 상당수 있었다. 당시 조선업계는 모든 결제를 어음으로 처리하던 시절이라 상당 부분의 거래대금을 떼이기도 했단다. 신용을 생명으로 여겼기에 거래처 비용마저 조 대표가 고스란히 떠안아 처리한 경우도 많았다.- "36여년 동안 산전수전, 악전고투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의 한국밸브는 고객이 잘못 주문한 부품도 군말 없이 반품해주고 문제가 생기면 신속하게 처리해 주는 등 `신용을 중시하는 기업이미지'로 믿고 맡기는 업장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이지요." 
 조 대표의 눈에 회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오늘날 한국밸브상사는 선박부품에서만큼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부품을 갖춘 명실상부한 선박부품종합상사로 발돋움했다. - 한국밸브상사는 선박을 구성하는 내연기관 부품 4천∼5천여 종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한다. - 몇 년 전부터 작은딸 부부가 회사 일을 돕고 있는데 조 대표의 뒤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2010년부터 조 대표 밑에서 차곡차곡 일을 배우고 있는 이정순(42), 황채민(46)씨 부부가 바로 그들이다. 사위 황 씨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한 재원으로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내려와 회사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회사의 현대화와 스마트화 과정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 조 대표는 이들에게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일 이외에는 따로 무기가 없다'며 `기본적인 것, 가까이 있는 일부터 책임감 있게 매진하라'고 조언한다. 대를 이어 `한 우물 경영'으로 새로운 백 년을 꿈꾸는 한국밸브상사. 그들의 손에 `한국 선박 안전의 백 년'이 걸려 있음이다. 
- 작성자
- 하나은
- 작성일자
- 2022-08-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202213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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