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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0호 기획연재

어려운 시절 온 가족 끼니 채웠던 낙동강 진객

음식 속 부산_⑥낙동강 숭어와 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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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웅어,
가덕 숭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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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어회는 뼈가 잘근잘근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사진은 웅어회와 회무침). 사진·최원준


보리 푸르게 익어가면 한층 더 깊어지는 맛



"봄을 지나 초여름까지 낙동강에 기대 살며 낙동강 사람들에게 귀한 식재료가 되던 생선이 몇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가덕 숭어'와 '낙동강 웅어'다. 이들을 낙동강 사람들은 구워 먹고, 무쳐 먹고, 지져 먹고, 회로 먹고, 국으로, 탕으로, 찜으로, 조림으로 먹었다. 다양한 조리법을 총동원하여 온 식구가 함께 넉넉하게 끼니를 채웠던, 참으로 고마운 '낙동강의 진객'이었다."

쫄깃하고 향긋한 맛, 가덕 숭어
낙동강 기수지역 부근 가덕도에서 주로 잡히는 '가덕 숭어'는 그 맛이 빼어나 수어(秀魚)라고 불리며 임금께 진상하기도 했다. 가덕 숭어는 몸에 지방이 축적되는 이맘때 전후가 살이 차지고 쫄깃한 데다 고소한 감칠맛까지 풍성해진다.  

가덕 숭어는 다른 지역 숭어보다 탄력이 좋고 향긋한 맛이 일품인데, 이는 가덕도만의 독특한 어로 방식에서 기인한다. 가덕 숭어는 '숭어들이(육소장망·六 張網)'란 어로법으로 숭어를 잡는데, 이는 국내 유일의 전통어로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다.

1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이 '숭어들이'는 타원형으로 배치된 어선 6척이 숭어가 다니는 길목에 그물을 넓게 쳐놓고 기다리다가, 숭어 떼가 그물 위로 지나갈 때 망대(望臺)의 어로장 신호와 함께 일제히 그물을 들어 대량으로 건져 올리는 방식이다. 때문에 가덕 숭어는 다른 지역보다 상처가 적고 스트레스가 덜해 오래도록 싱싱함을 유지한다. 매년 4월쯤이면 가덕도 대항항을 중심으로 숭어 조업이 펼쳐지는데, 많이 잡을 땐 한 번에 3천여 마리 이상을 들어 올리기도 한단다. 지금은 그물을 기계로 들어 올리고 있어, 전통어로법의 보존을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크다.

숭어는 성장하면서 각기 다른 이름을 갖는데, 이런 생선을 두고 '출세어(出世魚)'라 한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설 때마다 이름이 달라지는 것이다. 치어일 때는 '모치', '모쟁이', 크기가 작은 숭어는 '댕가리', '동가리', 중치급은 '남방'이라 부른다. 7년 이상 되어 1㎏, 70㎝ 정도 되면 비로소 숭어라고 불린다. 모치는 뼈회로 먹고, 남방은 회가 부드럽고, 숭어는 씹는 맛이 쫄깃쫄깃하고 고소하다.

숭어는 주로 생선회에 구이, 탕, 그리고 회무침 등으로 먹는다. 특히 가덕도에서는 숭어를 숭어찜, 숭어조림, 숭어미역국, 숭어수제비, 숭어구이, 숭어전… 등으로 다양하게 먹는다. 제철에는 몇몇 식당에서 숭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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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에서는 숭어를 회·구이·무침·미역국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긴다. 사진·최원준


뼈째 먹으면 별미, 낙동강 웅어

'낙동강 웅어'는 살이 부드럽고 뼈가 물러 뼈째 먹는 생선으로 주로 '뼈회'로 먹는다. 낙동강 사람들에게는 두고두고 먹었던 식량이자 추억의 식재료였다. 한 철 잡아 일 년 내내 냉장고에 얼려두고 꺼내 먹었는데, 일 년 후에 꺼내먹어도 그 맛 그대로라 아주 별미라는 것이다. 조선 시대에는 웅어를 잡아 임금께 진상하던 위어소(葦魚所)를 둘 정도로 일미로 쳤다.

웅어는 매년 초봄이면 서해 중부에서부터 강 하류로 거슬러 올라와 갈대밭에 산란한다. 보리누름 철인 4~6월이 그 맛이 절정이라, 이맘때쯤 잡히기 시작하는 낙동강 웅어가 전국에서도 제일 맛이 좋단다.

낙동강 웅어잡이는 주로 '하단포'에서 행해진다. 하단어촌계에서는 4월에서 6월 중순까지 조업하는데, 낙동강 하구언을 중심으로 다대포 앞바다 부근에서 어획한다. 20~25척 정도가 웅어잡이 조업에 나선다.

웅어는 여러 가지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데 그중 '웅어회'는 고소하면서도 뼈가 잘근잘근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뼈째 썰어 먹는데 전어회나 병어회 맛과 비슷하다. 웅어 대가리와 내장 등은 소금에 절여놓았다가 '웅어젓갈'을 담는다. 구수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해 쌈을 싸 먹어도 좋고 묵은지 용도의 김치 담글 때도 좋다.

'웅어회무침'은 웅어와 오이, 무, 배, 땡초, 깻잎, 마늘 등을 넣고 새콤달콤한 회초장으로 쓱쓱 비벼내는데, 신선하고 상큼함이 입맛 되돌리는데 그저 그만이다. 출출할 때는 국수를 삶아 '웅어회국수'로 비벼 먹어도 좋고, 고추장 풀고 갖은 채소 넣고 끓인 '웅어매운탕'에 소주 한 잔 곁들여도 좋다. 숭덩숭덩 무를 크게 썰어 보글보글 짭짤하니 조린 '웅어조림'은 밥도둑이고, 웅어 살을 체에 걸러 끓여낸 '웅어추어탕'은 짙고 구수함을 즐기기에 참 좋다.

낙동강의 진객, 숭어와 웅어는 낙동강 사람들에게는 보리누름 철 배고팠던 시절을 넉넉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 준 고마운 생선들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원인으로 그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아쉬움이 크다. 우리 부산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했기에, 그 조리법을 오래도록 보존하고 기록해야 할 부산 고유 향토 음식의 식재료이기도 하다.


글·사진 최원준 음식문화칼럼니스트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06-02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110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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