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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0호 기획연재

절로 어깨 들썩들썩, 스트레스 날릴 신명 나는 국악 세계

부산 나들이_⑥국립부산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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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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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은 조선왕조 500년보다 앞선 유구한 국악 역사와 부산시민의 노력으로 지난 2008년 부산진구 연지동에 들어섰다.

사진·문진우
 

부산은 조선 500년보다 앞선 '국악의 도시'이다. 충절의 상징 '정과정곡'이 있고, 동래야류, 수영야류, 동래학춤, 동래 한량춤, 동래고무가 있다. 이러한 역사와 시민 염원이 닿아 지난 2008년 국립부산국악원이 문을 열었다.'

전국 4대 국립국악원 중 하나, 부산 연지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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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공연 모습. 사진제공·국립부산국악원


국악은 월인천강(月印千江)이다. 천 군데 강에 비친 달이다. 월인천강에 곡을 붙이면 월인천강지곡이 되고 월인천강에 마음이 스미면 월인천강지심이 된다. 천강지곡과 천강지심이 천년을 이어지고 만년을 이어져서 지금 우리 앞에 흐르는 유장하고 도도한 강물이 한국의 음악, 국악이다.

달이 어찌 천 군데 강에만 뜨랴. 국악도 그렇다. 어찌 천 군데 마음에만 스미랴.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국악이 들리면 걸음 멈추듯 마음 멈추고 양악 들을 때는 들리지 않던 음률이 국악 들을 때는 마음 깊숙한 곳에 쏙쏙 감기는 한 소절 한 소절. 그 마음을 다 합치면 천 군데 강이 넘치고 만 군데 강이 넘친다. 국악은 그렇다.

'국악으로 만드는 국민의 행복, 국립부산국악원.' 부산진구 연지동 국립부산국악원은 스케일부터 다르다. 일단은 국립이다. 국립은 국보만큼이나 귀해서 지역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다. 부산에 있는 국립 문화기관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국립해양박물관이 있고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있고….

국립국악원은 전국적으로 많지도 않다. 서울을 빼면 세 군데에 불과하다. 천년만년 이어 온 우리의 음악이 홀대받는 느낌이 들지만, 국립을 지역마다 두는 것도 이상은 하다. 그러기에 엄선하고 엄선해서 세 군데를 정했다. 전북 남원과 전남 진도, 그리고 부산이다. 남원과 진도에는 국립민속국악원과 국립남도국악원이 각각 있고 부산에는 국립부산국악원이 들어섰다.


조선 500년보다 앞선 부산 국악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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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전경. 사진·문진우


부산에 국립국악원이 들어선 건 2008년. "20년도 안 됐네"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부산의 국립국악원 역사는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전쟁 당시 임시수도 부산에 국립국악원이 세워졌다. 그러나 전쟁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쟁 이전부터 부산은 이미 국악의 본향이었고 조선 대대로 이어지던 전통춤의 본향이었다. 그런 이유로 임시수도 부산의 국립국악원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피란 시절이긴 했지만 그랬다.

'경상도는 춤, 전라도는 소리.' 2008년 부산에 국립국악원이 들어섰을 땐 그만한 명분이 있었을 터. 그게 춤이었다. 전통춤의 도시가 부산이었다. 듣기 좋아라고 치켜세우는 말이 아니다. 조선 대대로 인정했고 현대 한국 국악계도 인정하는 정설이다. 긴가민가하겠지만 몇 마디 더 하면 대개는 수긍한다. 그 몇 마디가 뭐냐고? 동래야류, 수영야류, 동래학춤, 동래 한량춤, 동래고무(鼓舞) 등이다.

당연히 이게 다가 아니다. 부산 국악의 역사는 조선 500년보다 앞선다. 조선 500년 도읍지였던 서울의 국악이 아무리 높고 장중해도 역사만큼은 도저히 부산에 따라오지 못한다. 조선 500년 내내 충절의 상징으로 칭송받으며 지극정성 연주하던 곡이 있었다. 정과정곡이었다. '내 님이 그리워 우니나니'로 시작하는 정과정곡은 유일하게 지은이가 알려진 고려가요. 그래서 국보급으로 대접받는다. 동래 정씨 정서(鄭敍)가 동래와 거제도 유배 생활 중에 지었다. 그때가 고려 시대였다. 조선은 고려 다음에 들어선 나라. 서울의 국악 역시 부산 다음이다.

'국립부산국악원 설립을 위한 범시민 추진위원회.' 부산에 국립국악원이 들어선 데는 부산의 유장하고 도도한 국악 역사 덕분이기도 하지만 부산시민이 애를 많이 쓴 덕분이기도 하다. 부산은 명분이 충분했지만, 중앙은 중앙의 논리로 부산의 명분을 누르려 했다. 부산시민은 2001년 9월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문화의 중앙 집권화를 성토했고 부산 국악의 역사와 당위성을 알렸다. 공동위원장인 강남주, 김상훈, 서의택, 조성래, 한명희 면면에서 보듯 시민과 학계, 언론계, 상공계 등 각계의 열망이 똘똘 뭉쳤고 마침내 국립국악원의 소망을 이루었다. 국립민속국악원(1992년), 국립남도국악원(2004년)에 이어 전국 세 번째였다.


전통예술 멋·흥 나누는 '수요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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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공연 모습. 사진제공·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 무용단, 성악단. 2008년 무렵은 국립부산국악원에 숨 가쁜 한 해였다. 그해 10월 개관, 12월 예술단원 선발, 이듬해 1월 연주단 설립, 4월 창단공연의 일정을 소화했다. 국립부산국악원 국악연주단 구성은 셋. 기악단과 무용단, 성악단이다. 이들 연주단은 독자적으로 또는 부산시립예술단과 공조하며 부산 국악의 지평을 넓혀왔다. 100명 가까이 되는 예술단원은 궁중과 민간에서 연행되었던 국악, 부산과 영남지역 무형문화재, 미래의 전통이 될 새로운 창작예술 위주로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인터넷에 '국립부산국악단'을 검색하면 '수요공감'이니 정기연주회니 공연 정보가 수두룩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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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즐기는 시민들. 자료사진·문진우


'예인과 함께하는 우리 문화.' 수요공감은 국립부산국악원이 3월부터 매주 수요일 개최하는 전통 연희다. 11월까지 모두 28회 열린다. 예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우리 문화를 내세우는 만큼 시민의 눈높이를 중시한다. 3월 3일 첫 공연은 김복만 꽹과리 공연이었다.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김복만은 우리 국악이 얼마나 신명 나고 소중한 것인지 재삼재사 각인시켰다. 수요공감은 오후 7시 30분 열린다. 시민의 여가문화 활성화와 함께 전통문화 예술인 지원도 중시하기에 관람료가 있다. 1만 원 안쪽이다.

누구에게나 열린 국악 공간
"국립부산국악원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공간입니다. 많은 분이 민족 삶의 정서가 담긴 국악을 이곳에서 함께하시며 일상 속에서 즐기시고, 더불어 국악이 나라와 민족의 경계를 넘어서 세계인들도 함께 즐기는 예술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김경희 국립부산국악원장은 '활짝 열린 공간'을 강조한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국악이 들리고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그 모두가 국악이지만 공연장 관람은 익숙하지 않은 게 현실. 그러면서 막상 공연장에 들어서면 내남없이 어깨 들썩이고 엉덩이 들썩이는 게 우리의 국악이다. 함께 즐기는 예술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니 이제는 부산시민이 화답할 차례다. 정과정곡의 도시, 춤의 도시 부산에 사는 시민이라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깨 들썩이고 엉덩이 들썩이지 싶다. 


국악원 있는 곳은 연지동. 부산시민공원 맞은편이다. 이곳에 미군 부대가 주둔하던 시절, 부대 정문 맞은편이라고 보면 된다. 연지동은 이름부터 국악적이다. 연꽃 연못! 그 옛날 연못에 동동동 떨어지는 빗방울 보며 누구는 거문고 줄을 뜯고 누구는 가야금 현을 퉁겼으리. 지금도 가만 귀를 기울이면 시민공원 맞은편에서 들리는 거문고 소리, 가야금 소리. 연못을 동동동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글·동길산 시인


· 홈페이지: busan.gugak.go.kr
· 문의: 051-811-0114
· 가는 길: 시내버스 33, 44, 63, 83-1, 103번 연지삼거리 국립부산국악원 정류장 하차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06-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10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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