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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12월호 통권 134호호 기획연재

공예품대전 대통령상 수상 … 부산공예 전국에 알려

예술성·실용성 모두 뛰어난 평가 … 부산전통공예 세계에 알릴 전시 계획

내용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제47회 대한민국공예품대전 개인부문에서 금속공예작품 ‘연화의 향기’가 최고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연화의 향기’는 꽃문양을 상감기법으로 은입사하고 옻칠로 마무리한 다기세트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예술성과 실용성이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시는 이번 대회에 25점을 출품해 16점이 수상했고, 단체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성과를 얻었다. 아름다움과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연화의 향기’를 만든 금속공예가 황보지영 씨를 만나본다.   

 

황보지영 금속공예가

▲금속공예가 황보지영 씨의 작품 ‘연화의 향기’가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제47회 대한민국공예품대전 개인부문에서 최고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황보지영 금속공예가). 

 

금속 표면에 홈 파고 은선 넣는 ‘은입사’ 작품

황보지영 씨는 수상작 ‘연화의 향기’를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부족하고 빈틈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심사위원들이 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해 주신 것은 더욱더 다듬고 채워가라는 채찍과 격려로 알고 정진해 가겠습니다.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들, 후원해주신 관계자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황보지영 씨는 그동안 연꽃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많이 만들어 왔다. ‘연화의 향기’ 역시 연꽃을 모티브로 했다.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 자라지만, 맑고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는 본성을 가지고 세상을 정화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연꽃의 은은한 향기 속에서 삶을 관조하는 선조들의 멋과 지혜로움, 오늘의 삶속에서 그 향기를 다시 느껴볼 수 있는 작품으로 제작해보고 싶었습니다.” ‘연화의 향기’는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 도구를 주제로 제작했다. 기물의 표면에 금속공예 기법인 ‘입사기법’으로 연꽃의 문양을 장식했다. ‘입사(入絲)’란 금속 표면에 홈을 파고 금 또는 은선을 넣어 장식하는 일종의 상감기법이다. 섬세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전통공예기법이다. 은을 넣은 것을 ‘은입사’, 우리말로는 ‘은실박이’라고 한다.  

 

황보지영 씨는 금속에 홈을 파고 은선을 넣어 장식하는 ‘입사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황보지영 씨는 금속에 홈을 파고 은선을 넣어 장식하는 ‘입사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부산~서울 오가며 ‘입사기법’ 이수 받아 

대한민국공예품대전 이전에 미리 치르는 부산지역 예선에서도 황보지영 씨는 대상을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공예품대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에도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 준비를 했는데 미비한 부분을 보완·수정하는 작업을 하느라 올해에 출품했던 것이다. 그 시간만큼 모든 정성과 노력을 쏟은 작품이다. 그는 부산공예협동조합의 도움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공예품대전을 앞두고 부산공예협동조합에서 공예가들에게 재료비와 디자인 교수 등 많은 지원을 해주셨어요. 부산이 단체상을 수상한 데는 이런 지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다른 지역 공예가들이 무척 부러워했어요.” 황보지영 씨는 한양대학교 사범대 응용미술교육학과에서 공예와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았다. 이때 동양철학을 전공한 지도교수의 권유로 우리 전통공예에서 중요하고도 어려운 ‘입사’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리고 대학원 석사·박사 과정에서 금속공예를 더 심도 있게 연구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8호 입사장인 홍정실 선생에게 전수·이수를 받고 입사장 이수자가 됐다. 홍정실 선생에게 이수 받는 동안 수년간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과 부산을 오갔는데, 힘든 줄도 모르고 다녔다.

 

10시간씩 쉬지 않고 작업 ‘도 닦는 마음’

모든 공예분야가 어려운 작업과정을 거치지만 금속공예 작업과정은 특히 힘들다. “목공, 도자, 섬유 등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공예가들도 다 힘들겠지만 입사공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시간 집중을 요구하는 작업이기에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든 작업이죠. 허리, 척추, 등뼈가 휘어지고 어깨통증으로 힘들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어요.” 한 번 작업에 몰입하면 10시간을 꼼짝 않고 매달린다. 작업을 하는 딸을 보면서 아버지가 ‘그 힘든 일은 이제 그만하라’고 말했고, 다른 가족들도 ‘이러다 큰일난다, 이러면 몸이 견뎌내겠느냐’며 말릴 정도였다. 그 시간을 그는 ‘도 닦는 마음으로 집중하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고통의 시간 속에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황보지영 씨는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변치 않는 마음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전통공예를 세계에 알리는 외국박람회·전시를 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전통과 현대의 접목,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쓰임새와 자유로운 조형, 적절한 결합과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스승님은 늘 ‘작품은 손의 기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면서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범일동에 자리한 그의 작업실은 20여년간 손에 익은 작업도구가 가득하다. 공예 관련 책이 가득 꽂혀 있는 책장이 연구와 작업을 멈추지 않는 금속공예가로서의 삶을 말해준다. 전시공간에는 그의 작품들이 단아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작품들이 은은히 빛나고 있다. 그의 손길과 열정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결정체다. 

작성자
박현주
작성일자
2017-12-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12월호 통권 134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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