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제1705호 기획연재

구포나루·구포시장… 낙동강 뱃길 출발점 자연친화 도시

[부산 나들이] 우리 사는 부산-북구

내용

북구는 부산의 경계다. 벗어나면 경남이다. 그러기에 부산의 변방이면서 부산과 경남 가운데 놓인 중심이다. 부산 바깥과 교류가 빈번한 개방성과 확장성, 부산 안으로 받아들이는 포용력과 친화력은 곧 북구의 정신이며 나아가 부산의 정신이다. 부산 또한 육지의 끄트머리에 놓인 변방이면서 육지와 바다 가운데 놓인 중심인 까닭이다.

북구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발전하고 있다. 변화와 발전의 동력은 북구 지역이 가진 태생적인 개방성과 친화력 덕분이다. 개방성 없이 어찌 변화를 받아들일 것이며 친화력 없이 어찌 변화를 선도할 것인가. 북구가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사람이 모여들고 문화가 모여들고 경제가 모여든다. 새조차 북구로 모여들어 강 중심에서 바깥으로 날아들고 강 바깥에서 중심으로 날아든다.

북구를 걷기좋은 도시로 이름을 얻게 한 무장애숲길. 정상에 오르면 낙동강과 부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마을을 품은 북구의 전성기는 조선시대였다. 조선시대에는 도로 대신 수로가 우리의 젖줄이었다. 배가 주요 운송수단이었다. 남쪽 지방에서 나라 곳간에 들어갈 물자는 배를 이용해 낙동강 구포에 모였다. 구포엔 공물을 보관하던 창고가 있었다. 그래서 늘 사람이 넘쳤고, 물자가 넘쳤다. 구포 조창에 모인 조공품은 경북 상주 나루터에서 육로로 옮겨져 문경 새재, 충주 가흥창을 지나 다시 배편으로 남한강을 따라 서울에 당도했다.

낙동강 뱃길 체험.

근대 들어서도 북구는 여전히 북적였다. 경부선이 놓인 것은 구한말. 1903년 개통한 초량과 밀양 노선 중심에 구포가 있었고 1905년 완전 개통한 경부선 초입에 구포가 있었다. 남지, 원동, 수산, 삼랑진 등에서 배로 실어 온 곡물이 구포나루에 풀렸고 대형정미소에서 도정을 끝내면 구포 기차에 실려 전국으로 풀렸다. 돈이 돌았고 경제가 돌았다. 생기가 넘쳤다.

■ 구포국수 피란민들 즐기던 음식

북구는 항일의 거점이기도 했다. 개방성과 포용력이 북구의 정신이긴 하지만 부당한 것은 참지 못했다. 그러한 기질은 반골정신으로 이어졌다. 한국 최초 민족계 지역은행이 구포에 들어섰으며 일제의 야욕에 맞서 배워야 이긴다며 사립 구명학교와 화명학교가 문을 열었다. 은행과 학교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이는 윤상은 선생이었다. 그는 김구에게 독립자금을 댔던 백산 안희제 선생에게 자금을 댔다. 윤상은의 장남이 부산대 초대 총장을 지낸 윤인구 박사다. 구포장터에선 3·1만세 운동이 일어났다.

광복이 되고 나서도 구포의 명성은 여전했다. 6·25전쟁을 겪은 1950년대는 말 그대로 `시장통'이었다. 김해공군비행장과 구포역으로 군인들이 넘쳐났다. 구포 일대는 군사 주둔지가 됐다. 명물 구포국수도 이 무렵 떴다. 구포시장에서 만든 구포국수는 기차를 이용하던 전국 각지 사람들에 의해 방방곡곡으로 명성이 퍼졌다. 부산에 몰려 있던 전쟁 피란민들이 싸고 양 많고 맛 좋은 구포국수를 즐겨 먹으면서 명성은 더욱 견고해졌다.

북구를 대표하는 구포시장. 이곳에서 부산의 명물 구포국수가 탄생했다.

국수와 함께 잉어회와 장어구이도 이름값을 했다. 구포나루 `거북촌'은 어부들이 잡은 생선을 미식가들 입맛에 맞춰 요리하는 가게들이 성업하면서 붙여진 이름. 구포다리 입구에는 김해, 마산, 진해 등지로 가는 시외버스정류소가 있어 사람들 출입이 잦았다. 현대식 2층 건물이 길게 건립되어 관광센터를 형성했을 정도였다. 장어구이는 1990년대 초까지 구포나루 명물이었다. 나루에 배를 대고 거기서 팔았다. 도시철도 구포역 공사로 사라졌다.

■ 자연과 조화이룬 공간

낙동강과 자연하천을 낀 북구는 지금 걷고 싶은 도시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낙동강 강변 산책로는 궂은 날씨만 아니면 사람으로 붐비고 자전거로 붐빈다.

대천천 거님길은 하천을 낀 명품길. 대천천 하류인 화명생태공원에서 금정구 산성마을까지 4.3㎞ 구간이다. 거님길은 2013년 보행 교량을 준공해 낙동강 화명생태공원에서 화명수목원, 금정산성,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에코로드(ECO-ROAD) 역할을 수행한다. 동시에 역사와 문화, 다양한 생태체험 학습 공간으로 활용된다. 구포 범방산 무장애숲길은 가히 신이 내린 길이다. 구포역에서 운수사에 이르는 2㎞ 숲길로 장애인과 노약자, 유아, 임산부가 걷기 좋다.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등산길도 일품이다. 걷다가 돌아서면 낙동강 유장한 강줄기고 돌아서면 낙동강 저 멀리 잔잔한 부산 바다다.

역사가 오랜 도시답게 문화재도 숱하다. 대표적으로 부산시 문화재 기념물 제3호 만덕동 만덕사지와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14호 만덕사지 당간지주다. 만덕사지는 고려시대 절터로 대웅전 터와 입구에 돌로 쌓은 장방형의 대형 축대가 남아 있다. 당간지주는 한 기가 남아 있다.

작성자
글·동길산 시인/사진·문진우
작성일자
2015-11-1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705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