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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청춘나비 아트홀에서 연극 향기에 푹~ 빠져보세요!”

2009년 개관, 개성 뚜렷한 공연 명성… 일본과 연극교류 활발

내용

"수영역 12번 출구로 나오면 됩니다." 소극장 청춘나비 아트홀은 찾기가 쉽다. 강원재 대표가 통화하면서 알려준 대로 도시철도 수영역 12번 출구로 나오자 간판이 금방 띈다. 간판 글씨는 나비 몇 마리가 날아가는 듯 경쾌하다. 가까이 다가가 코를 대면 나비 입에서 꽃내가 나리라.

'청춘나비.' 소극장 명칭이 대개 그렇듯 보드라운 이름이다. 강 대표를 만나면 꼭 물어 봐야지 벼르던 참이었다. 남들도 그런 모양이었다. 이름에 궁금증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은지 소극장 로비 벽면 한 쪽 이름풀이가 부착돼 있다. 이름풀이 역시 나비처럼 경쾌하다.

강 대표가 정신병동에 연극 수업을 나갔더란다. 한 사내가 창밖에 얼굴을 내밀고 '아, 나비냄새' 하더란다. 다들 바쁘게 사는 세상, 나비조차 생소해지는 세태에 강 대표는 순간 큰 감동을 받았더란다. 당시 막 입주해 실내를 꾸미던 소극장 이름은 그래서 청춘나비가 됐더란다.

2009년 개관한 '청춘나비 아트홀'은 연극뿐만 아니라 무용·음악·전시 등 다양한 장르를 위한 문화공간을 지향한다(사진은 청춘나비 아트홀에서 펼쳐진 연극 공연모습).

연극에서부터 무용·음악·전시 등 열린 공간

강 대표가 청춘나비를 차린 때는 2009년 10월. 그 해 12월 12일 개관기념 공연을 가졌다. 소극장이라 하지 않고 아트홀이라고 한 건 연극은 물론이고 무용과 음악, 전시 등 다양한 장르 열린 공간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건 곧 강원재 대표 사고방식이 열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연기에 힘이 부쳤습니다." 강 대표는 경성대 연극영화과 99학번이다. 3년이나 장기 공연한 '바리데기'에서 오구 역을 맡는 등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 그가 소극장을 차리고 제작자 내지는 기획자의 길로 들어선 건 나이 서른 무렵. 연극에 회의를 느껴 방황하던 차 연극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연극공간이 부족하다는 후배들 하소연을 그냥 넘기지 못해 소극장을 차리게 된다. 주위 분들 도움이 컸다.

청춘나비 아트홀은 매년 9월 창작단막극제를 연다. 올해로 5년째다. 여섯 연출가 여섯 단막극을 9월 마지막 주 금·토·일 사흘에 걸쳐 청춘나비 무대에 올린다. 20분짜리 단막극이 매일 여섯 편씩 사흘간 공연되는 것이다.

매년 9월 '창작단막극제' 열어 관객과 소통

'나는 연출이다.' 청춘나비가 열린 공간임을 입증하는 연극제 제목이다. 청춘나비는 매년 9월 창작단막극제를 연다. 올해 5년째다. 여섯 연출가 여섯 단막극을 9월 마지막 주 금·토·일 사흘에 걸쳐 청춘나비 무대에 올린다. 20분짜리 단막극이 매일 여섯 편씩 사흘간 공연되는 것이다. 열린 공간의 전형이다. 올해는 추석이 끼여 있어 날짜를 앞당길 예정이다.

평가 방식 역시 열려 있다. 관객 80명이 평가단을 맡는다. 평가단은 모든 공연을 관람한 뒤 공연 마지막 날 창의성 1위, 대중성 1위, 실험성 1위를 뽑는다. 연극제가 종료되면 관극평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관객과 연출자, 출연자 토론 시간을 갖는다. 연극제 시작하면서 담은 술을 개봉해 뒤풀이가 달아오른다.

'제4회 창작단막극제 나는 연출이다 이동욱 연출님, 수고하셨습니다.' '술이 익어 가듯이 나 또한 성숙해지길 바라며 … 영산대 연기뮤지컬학과 최호정.' 지하 1층을 사용하는 청춘나비 한 쪽 벽은 한 면이 온통 술병이다. 앙증맞게 생긴 크고 작은 술병은 저마다 카드가 달려 있다. 단막극 연극제 시작하는 날 관객과 연출자, 출연자는 술 담는 이벤트를 연다. 연극제 마지막 날 마시거나 가져가거나 선물한다. 담은 사람이 희망하면 오래오래 보관해둔다. 술을 담으면서 관객은 극장과 가까워지고 극장은 관객을 기억한다.

해외 연극 교류도 돋보인다. 청춘나비는 도쿄와 후쿠오카 연극 교류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연극판이 연대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첫 작품이 2013년 8월 9일부터 사흘간 청춘나비에서 열린 '아오이 노우에'다. 원작 일본, 연출 한국, 배우 일본인과 한국인. 이듬해 7월에는 청춘나비가 기획하고 부산과 일본의 여러 극단이 공동 제작한 희곡을 무대에 올렸다. 올해도 열릴 예정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고 시야를 넓히고 지평을 넓히는 열린 자세로 청춘나비는 훨훨 날아다닌다.

연극의 매력은 뭘까? 강 대표는 두 가지를 꼽는다. 실시간과 공동작업이다. 실시간으로 공연되는 연극은 지나는 순간 사라진다. 실수한들 만회하지 못한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게 연극이 가진 첫 번째 매력으로 꼽는다. '인생의 스승' 같다는 말도 덧붙인다. 두 번째 매력은 여럿이 함께 작업하면서 인간 냄새를 진하게 맡는다는 것.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사람이 사람에게 다가가는 매력이 강 대표를 비롯한 연극인들이 연극판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하나다.  

"청춘나비만의 연극 이어나갈 것"

"색깔이 뚜렷한 극장이 되고 싶습니다." 강 대표는 대중적이거나 재미 위주 작품보다 신선하고 실험적이며 창의적인 작품을 지향한다. 개성이 뚜렷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개성이 뚜렷한 극장으로 청춘나비가 기억되길 바란다. 마찬가지로 뭔가 늘 도전하고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물이 고이면 상하기 마련. 늘 뭔가 하며 늘 뭔가 고민하며 그 고민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아직 빚도 다 못 갚았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청춘나비의 경우 1년 365일 가운데 200일 좀 넘게 작품을 올린다. '나는 연출이다'처럼 전회 매진되는 경우도 간간이 있지만 그게 늘 상 있는 일은 아니다. 80석 객석을 다 채우는 게 버거울 때가 많다. 게다가 6년 사이 임대료는 세 번이나 올랐다. 사재를 들여도 밑 빠진 독이기 일쑤다. 그래서 자주 와 안면이 익은 관객이 고맙고 관객과 함께 오는 친구나 가족이 고맙고 고맙다.

5월 1일 이후 공연 일정이다. △임태홍 마술사 마술공연 'FRAME:상상' △이 시대 최고의 맛 '돈의 맛' △당신의 가슴에 미소를 담아드리겠습니다 '바보 미소' △할매국밥집 욕맛 보러 오이소 '욕, 하고 싶은 날' △시공간을 아우르는 새로운 차원의 춘향전 '춘향.' 요일과 시간 등 공연문의와 예약은 010-4784-****. www.playnavi.com. 도시철도 2·3호선 수영역 12번 출구. 수영구 수영로 657 지하 1층.  

작성자
동길산 시인
작성일자
2015-05-1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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