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여성암 중 7위를 차지하는 암으로 연간 3천700명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과거 우리나라 여성암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자궁경부암 검사가 국가암검진에 포함되면서 암으로 발전되기 전인 전암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과거에 비해 환자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부끄럽다는 이유로 산부인과를 찾는 것을 꺼리고 있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젊은 여성 자궁경부암 진행 속도 빨라

자궁경부암은 성관계를 통해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노출될 경우 생길 수 있는 암으로 젊은 여성의 경우 수 년 내에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처음 성 접촉이 시작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젊은 여성들의 자궁경부암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전체적인 자궁경부암 발생은 줄었지만, 미혼여성에게서 증가율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환자 중 35세 미만 젊은 여성의 비율이 1990∼1992년 6%에 비해 2005년∼2006년에는 11%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사회변화로 성관계는 예전보다 빨리 시작하지만 결혼 시기는 오히려 늦어지고, 산부인과 검진은 소홀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HPV는 감기 바이러스처럼 흔해서 성생활이 시작된 여성은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약 80%는 일생 동안 HPV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통계도 있다. 대개는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경우가 많지만, 감염이 지속성을 띠게 되면 암으로 발전되기 전의 전암 단계인 고도이형성증이 발병하거나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라도 성경험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중·고등학생이라도 성경험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많은 부모들이 '설마 우리 아이는 아닐 거야'라는 생각으로 방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들은 부모들의 이러한 생각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젊은 여성의 자궁경부암은 더 빨리 진행되는 경향이 있고 공격적인 성격을 띠는 만큼 자궁경부암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1년에 한 번 자궁경부암세포검사 권장

자궁경부암 중에는 자궁경부의 바깥쪽에 주로 생기는 편평상피세포암과 안쪽에 생기는 선암이 대표적이다. 젊은 여성들에서는 선암이 많은데 자궁경부 안쪽에서 생기다 보니 진단이 늦어져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다.

대부분의 암들이 그러하듯 자궁경부암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장기와 달리 진찰대에서 쉽게 보이기 때문에 세포 채취가 쉬워 전암 단계에서 찾아내기가 한결 유리하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성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여성들은 1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세포검사를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현재 여러 암 중에서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개발돼 있는 암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아예 자리를 잡지 못하게 면역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접종으로 자궁경부암의 80%에서 많게는 93%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자궁경부암 중에서도 미세침윤암과 같은 초기암(0기)에서는 자궁을 살리는 치료방법도 있다. 출산을 마친 여성의 초기 자궁경부암은 '단순자궁적출'을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앞으로 출산을 해야 할 젊은 미혼 여성인 경우, 1기말 이하이면서 적응증에 해당될 경우는 자궁을 들어내지 않고 자궁경부만 광범위하게 도려내는 광범위 자궁경부절제술로 임신가능성을 보존하는 수술이 최근 가임여성 환자의 증가에 따라 많이 시행되고 있다.

다양한 수술방법 개발 … 치료 가능성 높아

초기보다 더 진행된 경우에는 대개 '광범위자궁적출'이라고 해서 자궁경부를 중심으로 해서 자궁방까지 포함해 많은 조직을 충분히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광범위자궁적출술은 수술 중에서도 까다롭고 복잡한 수술이기 때문에 의사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수술 시 개복수술뿐 아니라 로봇을 이용하거나, 복강경을 이용해 광범위 자궁적출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나이 또는 만성질환 등의 이유로 수술을 못하는 경우나, 2기말 이상의 자궁경부암인 경우에는 항암치료와 더불어 방사선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방사선치료는 외부에서 조사하는 외부 방사선치료 방법에 더해 근접치료도 같이 한다. 근접치료는 자궁 내에 공간이 있어서 암이 있는 부위에 충분한 방사선양을 조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3주에 한 번씩 적은 양의 백금제재의 항암치료를 병행해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최근에는 방사선치료기의 발달로 과거보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부인암은 부인의 암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어머니'의 암이다. 최근에는 결혼하지 않은 20∼30대 여성들에게서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이 늘고 있다. 그러므로 젊은 여성이라도 산부인과 방문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