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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29호 기획연재

영양 과잉시대?…철 결핍 어린이 많다

소아기 철 결핍, 평생건강 좌우 … 닭고기·홍합조개·굴 많이 섭취해야

내용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영양 불균형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영양 과잉시대’라고 하지만 영양소를 골고루 균형 있게 섭취하는 어린이는 오히려 줄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영양학회 강명희 교수(한남대 식품영양학과) 팀이 2012년 전국 6대 광역시 초등학교 5·6학년 1천39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는 흥미롭다. 대다수 어린이가 칼슘을 비롯한 철·아연·리보플라빈·비타민C를 평균 필요량 미만으로 섭취하고 있었다. 이틀에 한번 이상 아침을 거르는 어린이가 29%, 이틀에 한번 이상 야식을 먹는 어린이가 32%로 식습관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영양 과잉시대, 철 결핍 어린이 많아

세 남자 어린이가 코막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팔뚝과 허벅지를 살펴보니 무척 가늘고 근육이 적어 찹쌀떡보다 더 말랑말랑하게 느껴졌다. 눈꺼풀 안쪽 점막은 그렇게 창백해 보이지 않았지만, 식욕에 대해 물어보니 역시나 먹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헤모글로빈(Hb)은 11.6g/dL으로 또래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평균 적혈구 크기를 나타내는 MCV(Mean Corpuscular Volume)는 72.5fL로 또래들 평균보다 10 정도 낮았다. 이렇게 적혈구가 적은 경우, 몇몇 드문 병일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철 결핍(iron deficiency, ID) 상태를 나타낸다. 이 중, 헤모글로빈(Hb)이 또래들보다 낮으면 좀 더 진행된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IDA)로 진단할 수 있다.

심장기형으로 입술이 파란 16세 남아는 헤모글로빈(Hb) 수치가 무려16g/dL으로 높았으나 적혈구 크기가 작아(또래의 MCV 정상범위가 86.7~96.9인데 환자는 85.4), 각종 철 지표 검사를 해본 결과 전형적인 철 결핍 소견을 보였다. 원료인 철분은 부족하지만, 저산소증에 대한 강력한 대처수단으로 뼛속에서 적혈구 생산이 왕성해져 헤모글로빈(Hb) 수치만 보면 철 결핍을 알기 어렵다. 이 환자는 철분제 투여로 헤모글로빈(Hb) 수치 상승은 물론 전신상태도 더 나아졌다.

소아기 철 결핍 증상과 만성 악영향

소아 연령층에서 철 결핍 빈혈의 빈도는 빈혈을 분류하는 기준, 나이, 성별, 시대,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2008년, 부산 모 병원에서 육아상담으로 내원한 만삭아 출신 9개월 영아들 가운데 IDA와 ID의 빈도는 각각 9.9% (25/253), 18.9% (48/253)라고 했다. 2010년, 각종 질병으로 입원했던 3개월에서 94개월까지의 아동을 대상으로 각종 적혈구 지수와 저장 철 지표들을 분석해 본 결과, IDA와 ID는 각각 17%와 33%로 조사대상의 절반이 철 결핍을 가진 것으로 판단됐다.

이처럼 소아에서 철 결핍은 흔하게 나타나지만 약간의 식욕감퇴 외에 본인이 호소하는 증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쉽게 간과되고 있다. 많은 연구에서 철 결핍 환자군이 정상군에 비해 자극에 대한 반응, 인지기능과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보챔, 수면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감염의 빈도가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체내 철분은 조직에 산소를 나르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Hb), 힘(에너지)을 내는 근육의 미오글로빈, 그리고 각종 효소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에 결핍되면 활력감소와 피로감, 식욕감퇴를 가져온다.

또한 칼로리, 칼슘 등의 섭취를 방해해 골격근과 뼈 성장억제 및 지적 탐구활동을 가로막는다. 저체중아가 성인병에 취약하듯, 영유아기에 철 결핍과 연관한 근육량 감소 역시, 당뇨병이나 근골격계 질환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닭고기·홍합조개·굴 많이 먹어야

치료 방법은 소나 돼지의 간, 살코기, 닭고기, 홍합조개, 굴 등을 자주 먹는 것으로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 동물성 식단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면 철분 보충제를 하루에 한 번, 3개월 동안 복용 후, 철분이 많은 동물성 식사나 쑥, 무청, 브로콜리를 자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잠재된 모든 건강 문제의 조기 예방치료가 강조되는 시대다. 성장기 소아기에 흔한 철 결핍 빈혈이나 철 결핍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은 평생건강을 위한 투자다. 혈액검사는 자동혈구검사기를 통해 헤모글로빈(Hb)은 물론, MCV(적혈구 크기), MCH(평균적혈구 혈색소량), RDW(적혈구 분포폭) 등 체내 철 영양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많은 정보들을 알려준다. 따라서 철 결핍에 취약한 소아는 물론 여성, 어르신도 혈액검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을 활용해 건강문제를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좋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4년 5월호
작성일자
2014-05-0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2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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