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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원하는 것 많을수록 마음의 병 쉽게 걸린다

정신과 질환 근본 치료할 특효약 없어 … 욕심 버리고 마음속 자주 들여다봐야

내용

마음에 문제가 생겨 병이 생기는 경우 가장 큰 원인은 ‘소원부득(所願不得)’, 즉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뒤집어 보면, 원하는 것이 많을수록 마음의 병이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욕심이란 놈은 아주 교묘하고 다양해서 인간이 스스로 자기 마음속에 들어있는 욕심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나를 잘 아는 만큼 욕심도 나를 잘 알고 있어서 내가 만든 욕심에 내가 속기 일쑤인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가면서 욕심이 거룩한 의미의 탈을 쓰고 인생관과 가치관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그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이 상식이 되었다. 진실하게 양심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바보 취급 당하는 세상이 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진정으로 그 사람이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행복은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쌍둥이 자매의 우애로 꽃핀 금은화

약효가 좋아 한방(韓方)에서 자주 사용하는 ‘금은화(金銀花)’라는 이름의 약재가 있다. 이 한약재의 유래에 다음과 같은 설화가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어느 마을에 ‘금화(金花)’와 ‘은화(銀花)’라는 이름의 쌍둥이 자매를 둔 홀아비가 살았다. 언니인 금화와 동생인 은화는 한시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우애가 돈독했다고 한다. 두 딸은 점점 자라서 성숙한 처녀가 되었음에도 서로 헤어지기 싫어서 결혼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홀아버지를 지극하게 모시며 살기로 약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과년한 딸들을 시집보내려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지 못해 이웃마을의 ‘인동(忍冬)’이라는 청년과 선을 보게 되었는데, 무슨 운명이었는지 두 딸은 첫눈에 그 청년에게 반하고 말았던 것이었다. 금화와 은화는 서로의 속내를 말하지 않았지만 둘 다 그 청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랑의 열병을 앓으면서도 두 자매는 서로 그 청년에게 시집을 가라고 양보를 하며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청년이 지정해 준 최후통첩의 날이 다가오자 동생인 은화가 언니에게 청년을 양보하고 가출한다. 은화는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어 가다 그만 길을 잃고 굶어죽고 말았는데, 동생의 가출사실을 알게 된 금화도 동생을 찾아 헤매다 은화 옆에서 역시 굶어죽는다. 마을사람들이 두 자매를 찾아 한 무덤에 합장시켜주었더니 이듬해 봄 그 무덤가에 노란색 꽃과 흰색 꽃이 함께 어우러진 예쁘고 향기로운 꽃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났다.

금은화 … 염증성 질환에 특효

꽃과 덩굴을 약재로 사용하는 금은화는 발열성 질환의 열(熱)과 독성을 푸는 효능이 탁월해서 강력한 소염제로도 치료가되지 않는 대부분의 염증성질환에 특효가 있다. 몇 년 전, 대학병원에서 단순한 장종양(腸腫瘍) 수술을 받은 63세 남성이 회복실에서 한 달이 지나도록 상처가 아물지 않고 고름이 그치지 않아 권고퇴원을 하고 집으로 가던 중 우연히 의원을 찾았다.

“아버지가 며칠을 넘기기 어려우시니 한약을 반재(일주일치)만 지어주세요”라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금은화가 주재료인 ‘탁리소독음(托裏消毒飮)’을 3일분 처방 해드리면서 “사흘 후 아버지가 저를 다시 찾을 것이니 그때 다시 뵙지요” 하며 배웅을 했다. 그랬는데, 사경을 헤매던 그 아버지가 나흘째 되는 날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다시 내원한 것이었다. 부자(父子)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하는 말이, “한약을 하루 드시니 거짓말처럼 고름이 멎고, 이틀 드시니 상처에 새살이 차오르고, 사흘째는 목욕을 하고 외출준비를 해 달라”고 하더란다. 강력한 소염제가 듣지 않는데 어떻게 꽃잎 몇 움큼으로 치료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환자의 염증은 체력이 떨어져 인체가 소염제의 효과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치료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같은 소염작용이라 하더라도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배려하는 금화와 은화의 지극한 마음이 효과를 나타낸 것은 아닐까.

금은화는 잇몸 염증에도 효과가 좋은데 잇몸에 살이 없어서 임플란트를 할 수 없는 나이 드신 분들에게도 좋다. 탁리소독음(托裏消毒飮)에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을 합방하면 잇몸의 살을 재생하는 효과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금은화가 더욱 기특한 것은 소염, 진통의 약재이면서 독성이 없고 많이 복용 하거나 오래 복용을 해도 인체에 해가 없다는 데 있다.주관적인 판단을 고집하게 되면 탈이 난다.

정신질환 근본 치료할 특효약 없어

서양의학에서의 정신과 질환은 종류가 많을 뿐더러 그 한계를 규정하기 어렵고, 뇌에 대한 직접적인 자극요인, 심인성 요인, 환경적 요인, 음식 관련 요인 외에도 어떤 관점에서 질병을 규정하느냐 하는 등등 개념 속에 너무 많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정신과 질환에도 근본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는 특효약이 없다. 그 이유는, 정신과질환이 자아의 부재(不在)와 다양한 에고(ego)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내가 믿는 종교, 우리 학교, 같은 고향, 직업, 인종, 민족 등으로 편을 가르는 분리의식과 빈부(貧富), 지위, 능력 등으로 과시하거나 주눅이 드는 비교의식으로 전개된다. 인간이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기도 어려운데 분리의식과 비교의식으로 마음속이 가득 차게 된다면 어떻게 병이 생기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육신과 영혼이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거창하게 명상 운운할 것 없이, 잠자리에 들 때나 자투리 시간에 틈나는 대로 내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거기에 내가 아닌 온갖 허물들이 득시글거리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오욕칠정(五慾七情)이 뜨고 가라앉음을 잠시라도 관찰할 수 있다면, 그 허물들은 스스로 하나 둘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길가에 버려진 개똥을 피해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3년 8월호
작성일자
2013-09-1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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