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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511호 기획연재

외국인 사업가, 해운대서 화랑 열고 ‘소통’ 얘기하다

이 사람 @ BUSAN 마틴 버뮤런 네덜란드 아트 갤러리 대표
20년 전 달맞이언덕 첫 방문 … “판타스틱 한 곳”
부산 - 해운대는 고향보다 더 고향같이 친근해

내용

마틴버뮤런(54)은 ‘하멜의 표류기’의 저자 하멜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온 사업가다. 중년의 중후함과 온화함이 눈길을 사로잡는 그의 명함에는 특이한 직책이 하나 새겨져 있다. ‘네덜란드 아트 갤러리 관장’. 그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외국인이 문을 연 갤러리의 관장이다. 해운대 달맞이언덕 골목길에 자리 잡은 이색 공간, 네덜란드 아트 갤러리에서 그를 만났다.

마틴 버뮤런 관장.

그가 부산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여 년 전. 네덜란드에서 커피 관련 사업을 하던 그는 사업 때문에 부산을 방문하게 됐다. 의례적이었던 비즈니스 방문이 몇 차례 계속되면서 그는 해운대와 달맞이언덕에 매료됐다. 세상에서 가장 ‘판타스틱 한 곳’이었다는게 그의 말.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보았지만, 해운대와 달맞이언덕은 세상 어디보다 아름다웠습니다. 이곳에만 오면 마치 고향에 온 듯 마음까지 푸근해지고, 고향인 네덜란드에 있어도 해운대가 미치도록 그리웠지요.”

부산과의 인연이 이어지기를 십수 년, 마침내 그는 4년 전 부산 정착을 결심한다. 스스로 부산사람이 된 것이다.
 

4년 전 정착 … 스스로 ‘부산사람’이라 부르는 컬렉터

그가 갤러리를 시작한 것도 달맞이언덕을 향한 그의 뜨거운 사랑 때문에 가능했다. 지인들 사이에서는 소문난 미술 컬렉터로 불리는 미술 애호가인 그는 친구의 소개로 코브라 미술의 대가 얀슨을 만난다. 버뮤런 관장의 초대로 부산을 방문한 얀슨은 그와 마찬가지로 달맞이언덕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됐단다. 달맞이언덕에 대한 애정으로 급격하게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달맞이언덕에 화랑을 열기로 의기투합하고 마침내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아트 갤러리를 오픈했다.

네덜란드 아트 갤러리에는 얀슨과 역시 화가인 그의 아내 엘렌의 그림을 전시한다. 얀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네덜란드 벨기에 등을 중심으로 유럽 미술에 새로운 혁신을 일으켰던 코브라 미술의 마지막 현존 작가다. 강렬한 색채와 에너지 넘치는 화풍이 인상적인 코브라 미술은 물론이고 렘브란트, 클림트, 고흐의 작품을 그대로 모사한 모사화까지 유럽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다.
 

코브라 미술·컬렉터 문화 소개하는 교류의 장

네덜란드 아트 갤러리는 해운대와 미술에 대한 사랑으로 탄생했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설명이 부족하다. 이곳에 걸려있는 그림은 유럽 미술 애호가들이 그들의 집 거실에 걸어두고 싶어하는 컬렉션으로 채워져 있다. 이것이 힌트다. 모사화로 만나는 렘브란트와 고흐, 클림트와 피카소, 코브라 미술은 유럽 미술애호가들이 그림을 어떻게 소비하는지 한 경향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이곳은 유럽의 미술 문화를 부산에 알리고, 유럽 컬렉터들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부산과 유럽 미술의 소통의 장이기도 하리라. 버뮤런 관장은 유쾌하게 “빙고!”를 외친다. “세상에는 이처럼 다양한 미술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는 것.

작지만 색다른 네덜란드 아트갤러리에 오면 유럽의 미술문화 혹은 네덜란드 가정의 거실에 어떤 그림들이 걸려있는지를 알 수 있다. 혹시 네덜란드가 궁금하다면, 달맞이언덕 골목길에 소박하게 자리 잡은 네덜란드 아트 갤러리를 방문해도 괜찮을 것이다.

매주 화∼금 오전10시부터 저녁 7시 개관. 월요일 휴관. (741-3622)

코브라(CoBrA) 미술이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8년 파리에서 결성된 아방가르드 그룹. 그룹명은 참여자들의 출신 도시인 코펜하겐(Copenhagen), 브뤼셀(Brussels), 암스테르담(Amsterdam)의 각 머리글자를 조합하여 만들었다. 이들의 주된 경향은 반추상회화로 강렬한 색채, 역동적인 구도 등의 경향을 띤다. 유럽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작성자
글·김영주/사진·김민근
작성일자
2012-02-0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1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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