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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304호 기획연재

노인복지기금 20억 기탁 일본 낙서건설공업(주) 김 경 헌 회장

시련·배고픔 참고 자수성가 `경헌 실버' 설립 어르신 교육

내용
재일동포 실업가 김경헌 회장(오른쪽)이
허남식 부산시장에게 20억원의 노인복지기금
기탁증서를 전달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팔순의 재일동포 노(老) 실업가가 노인복지시설 건립에 써달라며 지난 18일 부산시에 20억원을 기탁했다.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재일(在日) 세계한인상공인연합회 고문이자 일본 낙서건설공업(주) 김경헌(82) 회장.부산 출신 김 회장은 4세 때인 1931년 부모님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온갖 시련과 배고픔을 참아내며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연금제도가 상대적으로 좀 약하지 않습니까. 그런 한국 실정을 떠올리며, 고향 노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김 회장의 노인복지기금 기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0년 11월 노인교육에 써달라며 10억원을 부산시에 기탁했다. 부산시는 이 돈으로 김 회장의 이름을 딴 `경헌실버아카데미'를 부산대 평생교육원에 설립, 위탁운영하며 지금까지 1천여명의 어르신 대학생을 배출했다.

그에게 `교육'의 의미는 남다르다.

"60세 되던 해 일본 노인대학에 간 것이 계기가 됐어요. 20여년전인 그때 컴퓨터를 처음 접했는데, 컴퓨터를 배우면서 세상 돌아가는 여러 사정을 알았고, 남에게 베푸는 법을 배웠지요. 고향에도 못 배운 노인이 많을 텐데, 그들에게도 이런 교육기회를 주면 참 좋겠다, 사업도 어느 정도 일궜으니 베풀 때는 지금이다, 지금이 바로 베풀 때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그는 망설임 없이 10억원을 기탁했고, 경헌실버아카데미는 그렇게 탄생했다.

"4살 때 부모님과 일본으로 갔는데, 가족 누구도 일본말을 못했어요. 살아가기가 이만저만 힘든게 아니었지요. 오죽하면 우리말로 된 달력이 없어 일요일에도 책 보따리 메고 학교에 갔겠어요. 하루 종일 아버지를 따라 토목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야간 중등학교에 가면 지하 식당에서 우동냄새가 올라오는데, 그 냄새가 허기진 배를 얼마나 더 허기지게 하던지…."

김 회장은 인터뷰 도중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잠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고생한 부모님 모습을 떠올리면 가슴이 울컥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9남매의 장남이다. 아홉 자식을 키워낸 부모님의 고생이 어느 정도였을 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는 것이다. 그는 15살 때부터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자수성가해 1957년 일본 교토(京都)에 낙서건설공업(주)를 설립했다."젊어서 고생 안 해 본 사람이 있겠어요. 형편이 조금 나아졌다고 인생이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생전에 조금이라도 힘닿는 대로 후원을 할 생각입니다. 우리 사회가 노인을 홀대해서는 안 됩니다. 고생하며 살아온 노인들이 조금이라도 보람있게 살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마음을 써야합니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8-01-2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3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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