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물때 따라 다섯·여섯 변함없는 부산 상징
- 내용
항구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곳 중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오륙도이다. 남구 용호동 승두말 끝자락에서 한 걸음씩 두 걸음씩 마치 바다로 걸어나가듯이 솟아오른 바위섬은 모두 여섯 개, 육지에서 가까운 쪽부터 차례대로 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으로 불린다. 밀물 때는 따로 떨어져 보이던 방패섬과 솔섬이 썰물이 지면서 아랫도리가 붙은 하나의 섬(우삭도)이 되는데,이처럼 물때에 따라 섬의 개수가 다섯 개와 여섯 개를 오락가락하는 탓에 이 섬들을 아우르는 이름도 자연히 오륙도라고 불리게 되었다. 바다를 향해 줄을 지어가며 하나로 엮이는 오륙도는 맨 바깥의 등대섬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무인도이다. 사람이 없을 뿐이지 그 위에는 곰솔이나 해국 갯고들빼기 같은 바닷가 식물이 자라고 겨울이면 민물가마우지와 바다직박구리가 섬 곳곳에 그들의 울음을 심어놓는다. 말하자면 그들이 거주민인 것이다. 유일하게 사람이 들고나는 등대섬은 용호동 선착장에서 낚싯배를 이용해 발을 들일 수 있다. 낚시를 하러 오는 사람들도, 구경삼아 발을 들인 사람들도 종내는 가슴에 담고 가는 것이 매운 바닷바람과 파도소리에 섞이는 그들의 탁 트인 심장일 것이다. 섬을 보러 왔다가 바다가 되어 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한 오륙도는 여전히 부산의 심장처럼 두근두근 우리들 가슴을 설레게 할 것이다. 먼바다에서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배들이 하나의 관문처럼 눈도장을 찍고 가는 그 섬은 오늘도 환한 등대불빛을 토해낸다.
- 작성자
- 글/김언·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06-01-1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200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