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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기찻길·바닷길 따라 걸으니 가을이 성큼

해운대 미포 ~ 기장 대변항 16.5㎞ … 문탠로드·용궁사·시랑대 절경 펼쳐져

내용

 

​갈등이 생긴다. 이 길로 가나 저 길로 가나. 이 길은 달맞이길, 저 길은 동해남부선 기찻길. 길은 기찻길이 좋다. 평지라서 좋고 낭만이 깃들어 좋다. 더구나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아 안전하다. 벚꽃으로 유명한 달맞이길 역시 나쁘진 않은데 오르막이라서 부담스럽다. 이 길로 가나 저 길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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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맞이길 전망대​. 달맞이길은 부산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하나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다.  

달빛에 마음 적시며 걷는 문탠로드

어쨌거나 해파랑길은달맞이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동해안 탐방로 이름을 해파랑길로 정한 2010 9. 그때만 해도 동해남부선 기찻길은 기차가 다녀 해파랑길에서 제외했다. 해파랑길로 가려면 기찻길은 다음으로 미루자. 그리 섭섭할 없다. 달맞이길로 가도 기찻길을 만난다. 기찻길로 이어지는 달맞이길 풍광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달맞이길은 부산을 대표하는 길이다.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사시사철 세계인이 즐겨 찾는 세계적인 길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며 해운대 풍광이며 사람들 혼을 빼놓는다. 혼이 빠져 다들 느릿느릿 걷는다. 벚꽃 피는 봄에는 바람에 날리는 꽃잎만큼이나 사람이 많다. 벚꽃 분분이고 사람 분분이다. 해파랑길 2구간은 미포에서 대변항까지 16.5, 다섯 시간 정도 걸린다. 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에서 시작하는 무난하다. 7 출구로 나와 걸어가면달맞이길높다란 선간판이 보인다. 달맞이길, 문탠로드, 구덕포, 송정, 공수마을, 해동용궁사, 국립수산과학원, 대변항으로 이어진다. 첨탑 같은 청사포 쌍둥이 등대, 구덕포 장군송, 송정 해수욕장과 죽도공원, 연화리 전복죽 해녀촌 등등이 명물이다

문탠로드는 달맞이길을 걸으면 이내 맞닥뜨린다. 입구에 문탠로드 안내판이 있다. 문탠로드는 뭘까. 생소한 영어 이름에 반감을 드러내는 이가 적잖지만 이름이 품은 뜻은 괜찮다. 선탠로드가 햇빛에 살갗을 그을리며 걷는 길이라면 문탠로드는 달빛에 마음을 적시며 걷는 길이다. 숲속 오솔길 달빛이며 달빛을 가르는 파도소리. 문탠로드는 그런 길이다

문탠로드 바다전망대는 달맞이길 전망대 저리 가라다. 사람들 혼을 빼놓는 달맞이길 전망대조차 저리 밀어낼 정도라면 무슨 수식이 필요할까. 그냥 최고다. 지붕을 갖춘 벤치가 있어 쉬기도 좋다. 전망대에서 윗길로 가면 달맞이언덕 2 정자 해월정이 나온다. 거기도 전망이 빼어나지만 해파랑길로 가려면 청사포 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직진하다가 어울마당 갈림길에서 청사포 쪽으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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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해수욕장은 서핑 마니아들의 천국이다.

기찻길 따라 걷는 청사포 ~ 구덕포 구간

청사포에서 구덕포까지는 기찻길. 기찻길은 송정까지 놓였지만 해파랑길은 송정 미처 구덕포에서 바닷길로 빠진다. 구덕포에서 끊은 기차가 다니던 시절 안전을 고려한 때문 이다. 기차가 다니지 않는 지금은 송정역까지 걸어도 무방하다. 1930년대 지은 송정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문화재 가치가 높다

청사포 등대는 . 하나는 희고 하나는 붉다. 다니는 도로에 표지판이 있듯 다니는 해로에도 표지판이 있다. 등대는 해로 표지판 하나다. 세세히 설명하자면 길다. 충돌을 피하려고 육지에서 나가는 배는 등대 쪽으로, 들어오는 배는 붉은 등대 쪽으로 다닌다는 정도로만 알자

해파랑길 2구간 시작인 미포와 청사포, 구덕포를 해운대 삼포라고 한다. ‘삼포 가는 노래를 웅얼거리며 걸으면 낭만적이겠다. 송정 포구를 합쳐 해운대 사포라고도 한다. 청사포에서 구덕포까지 기찻길은 아득하다. 평행을 이룬 선로 역시 아득하게 뻗어 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평행이 있다. 가까워지고 싶어도 가까워지지 않던 사람을 떠올리며 기찻길을 걸어 보자

송정해수욕장은 다른 명물이다. 부산 도심에서 멀찍이 떨어진 한적한 분위기가 사람을 불러들인다. 불금이나 휴일, 대학생 또는 직장인이 붐비는 민박촌은 이미 호가 났다. 서핑 마니아들의 천국으로도 유명하다. 송정해수욕장 다음은 공수마을. 송정해수욕장까지가 해운대구, 공수마을부터 대변항까지는 기장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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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숨은 명소 시랑대는 해동용궁사 뒤쪽 담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다해안 절벽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난간을  안전하게 절경을 감상할  있다

 

부산 숨은 명소 시랑대 

공수마을은 어촌 체험이 가능하다. 2001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돼 통발체험, 선상낚시체험, 어선승선체험, 해조류말리기체험, 후릿그물체험 등이 가능하다. 바닷가 양쪽에서 그물을 당겨 고기를 잡는 전통 방식을 후릿그물이라고 한다. 송정 포구를 벗어나 기장 방향으로 가면 미역국 전문집이 보인다. 거기가 공수마을 입구다. 공수마을을 지나면 어디로 갈지 헷갈리기 일쑤다. 동부산관광단지 조성 공사 중인 탓이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가나. 해파랑길은 바다와 접한 . 길뿐 아니라 어느 길이든 헷갈리면 무조건 바다를 보고 가자. 그러면 열에 해결된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바닷가 백사장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얼핏 길이 없는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실핏줄 같은 길이 꿈틀댄다. 길은 갯바위 야산으로 이어지고 시랑대로 이어지고 용궁사로 이어진다

시랑대는 부산의 숨은 명소다. 꼭꼭 숨어서 이름만 아는 사람이 많다. 해안 절벽에 있어서 접근하기가 위험했고 구경하기도 위험했지만 지금은 난간을 안전하다. 걷기는 느긋할 느긋해야 한다. 하루에 가면 이틀 가면 되고, 가면 되고, 한평생 가면 된다. 남들은 하루에 가는 길을 한평생 걷는 이는 없을 것인가

해파랑길을 걷는 이라면 다른 몰라도 시랑대는 들렀다가 가자. 찾기는 쉽다. 시랑대 입구는 용궁사 담벼락.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표지판 샛길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표지판은 무시하고 기왓장 담벼락을 따라 계속 . 담벼락 끝나는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틀면 난간이 처져 있다. 난간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널따란 암벽에 새긴侍郞臺(시랑대)’, 단아한 해서체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시랑대는 1733 시랑직을 지낸 권적이 기장 현감으로 부임해, 이곳 바위에서 놀며 바위 위에 시랑대라 새기고 이를 시제로 삼아 시를 지어 붙은 이름이라고 전한다. 시랑대 난간에서 보면 동해가 발아래다. 수평선까지는 손바닥 거리. 시랑대 자를 새긴 몇백 전에도 수평선은 저랬으리라. 몇백 후인들 달라질까. 수평선은 귀하고 고맙다.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의 하나가 수평선이다. 누구라도 가닿을 없는 수평선이지만 시랑대에선 손바닥 거리. 그래서 시랑대도 귀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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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파랑길 2구간을 걷다보면 등대을 자주 만날 있다(사진은 청사포 등대 모습 / 사진제공·해운대구).

싱싱한 해산물 있는해녀촌

시랑대 다음은 용궁사. 용궁사 다음은 국립수산과학원이다. 여기 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해양 종합과학관으로 1997 5 개관했다. 바다에 관한 만물박사고 보물 창고다. 수산생물, 바다목장, 수족관 15 주제별 전시실 참고래 실물 골격, 국내 최대 크기 산갈치 박제 등을 전시한다. 모두 7 점이 넘는다. 과학원 담벼락 길이 해파랑길이다

두세 됐어요.” 수산과학원을 지나면 동암마을. 광장이던 곳에 천막 해녀촌이 들어섰다. 모두 여덟 군데. 간판도 깨끗하고 메뉴판도 깨끗하다. 손님이 반가웠던지 자신이 현직 해녀라는 초로의 아낙은 보따리를 술술 푼다. 생긴 지는 두어 남짓이지만 갈맷길, 해파랑길 길목이라 주말이면 화장실 짬이 없다. 천막마다 내건 메뉴가 싱싱하다. 전복죽, 따개비죽, 해산물, 삶은 고둥, 해물라면. 삶은 고둥은 접시 1만원이고 해물라면은 5천원이다

기장 멸치·미역 유명한대변항

해녀촌 광장에서도 길이 헷갈린다. 앞은 대형공사 현장. 세계 최고급 호텔과 휴양시설을 짓는다. 길이 있으려나. 아까도 얘기했듯 헷갈리면 무조건 바다다. 바다를 보고 가노라면 해파랑길은 군부대 가는 길로 이어진다. 군부대 훨씬 미처 왼쪽 숲길에 갈맷길과 해파랑길 진입로를 알리는 리본이 걸렸지만 무시하고 계속 .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길이 있다

드디어 해파랑길 2구간 끝이 보인다. 군부대를 지나면 오랑대, 오랑대를 지나면 연화리 전복죽 해녀촌, 대변항으로 이어진다. 멸치축제로 유명한 대변은 부산에서 군데뿐인 국가 어항. 옛날 옛적부터 나라에서 공을 들이던 조강지처 항구였다. 조선시대 나라 곳간인 대동고 주변 포구라 해서대동고변포 했고 그것을 줄여 대변이다. 대변항은 기장미역과 멸치 산지로 유명하다. 해마다 4월이면 기장멸치축제가 열려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어부들이 은빛 멸치를 터는 모습은 언제봐도 장관이다. 해파랑길 2구간은 여기까지다. 여기서 오는 시내버스를 타고 해운대로 가거나 기장읍으로 가서 환승하면 된다. 대개는 갯내에 붙들려, 맛집에 붙들려 버스 오는 족족 그냥 보낸다

작성자
동길산 시인
작성일자
2016-08-30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16년 9월호 통권 119호 부산이야기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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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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