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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가을 하늘 아래, 청명한 자연 맛보며 걷는 길

갈맷길 700리 ⑨상현마을~기장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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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
내용

갈맷길 9코스는 갈맷길의 마지막 코스다. 기장 임랑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모두 아홉 코스 263.8㎞ 장장 700리 '걷고 싶은 부산 아름다운 길' 갈맷길이 대단원 마침표를 찍는 길이다. 그래서 갈맷길 9코스는 한 걸음 한 걸음 아껴가며 걸어야 하는 길이다. 마침표 찍기에 앞서 한 걸음 한 걸음 음미하며 걸어야 하는 길이다.

코스 역시 대개의 갈맷길이 그렇듯 두 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은 선동 회동수원지 들목 상현마을에서 기장 철마면 이곡마을까지, 11.5㎞ 3시간 거리다. 2구간은 이곡마을에서 일광산 테마임도를 거쳐 기장군청까지 9㎞ 3시간이다. 1구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지인 반면 후반부는 아스팔트 길 연속. 2구간은 처음 5분 남짓 가파르고 나머지는 평탄한 숲길이다.

부산 갈맷길 마지막 코스… 느리게 오래 걷는 길
맑은 공기·시원한 물소리… 마음까지 상쾌해져

갈맷길 9코스는 빨리 걷는 길이 아니라 오래 머무는 길이다. 천천히 걸으며 몸과 마음으로 맑은 공기를 들이켜는 길이다.

갈맷길 마지막 코스 … 20.5㎞ 6시간

선동 상현마을은 갈맷길 요지다. 갈맷길 8코스가 여기서 시작되고 9코스도 여기서 시작된다. 상현마을에서 오른편으로 길을 잡으면 수영강으로 이어지는 8코스이며 왼편으로 길을 잡으면 기장군 철마면으로 해서 기장군청으로 이어지는 9코스다. 9코스로 접어들면 이내 콘크리트 다리가 나타난다. 다리에서 조망하는 수원지 풍광은 앞쪽도 일품이지만 뒤쪽도 일품이다. 뒤쪽 강변 같은 수원지 양쪽에 쇠줄을 늘어뜨려 배가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70~80년대 이야기다.

다리를 건너면 갈맷길 9코스 안내판이 왼편에 보인다. 안내판 설명 가운데 1구간에 해당하는 대목은 이렇다. '철마천과 이곡천을 따라가다 아홉산과 일광산 허리를 휘감아 걷는 길이다. 들머리는 회동수원지 상현마을이며 철마천이 수원지로 들기 전 만나는 진명교에서 바라보는 구골창의 풍광은 정겹고도 고즈넉한 맛이 있다. 추파 오기영(1837∼1917) 선생의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 시비도 있다.'
 

선선한 바람, 시원한 물소리 … 천천히 걷는 길

철마천을 따라 걷는 1구간 앞길. 하천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물기 머금은 물바람이다. 바람이 선선하다. 바람이 선선하니 길도 선선하다. 군데군데 '여기는 상수원 보호구역' 팻말이 서 있다. 하천도 1급수, 바람도 1급수, 길도 1급수다. 자전거 행렬이 하천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나를 스쳐 지나간다. 이 길은 30여 년 전 대학 1학년 때 처음 걷던 길. 30여 년 전 기억이 바람처럼 자전거처럼 나를 스쳐 지나간다.

"계곡이 좋네!" 커플티를 맞춰 입은 중년부부가 앞서 걷다가 부인이 탄성을 지른다. 탄성을 지른 곳은 징검다리 같은 시멘트다리에 다다르기 직전. 길 왼편이 계곡이다. 계곡 건너편은 바위 절벽. 기(奇)하고 괴(怪)한 기암괴석이다. 간밤부터 새벽나절까지 비가 장하게 내렸기에 물소리 역시 기하고 괴하다. 생각난다, 이 길을 처음 걷던 그 날 계곡 편평한 바위 큰 대(大)자로 누워 듣던 물소리! 물소리에 빠져 나는 온통 젖은 것 같다. 고교시절 교과서에 실린 박지원 '물소리'가 그날처럼 새록새록 떠오른다.

갈맷길 9코스 1구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지인 반면 후반부는 아스팔트 길, 2구간은 처음 5분 남짓 가파르고 나머지는 평탄한 숲길이다.

'우거진 숲에서 퉁소소리가 나는 것 같은 물소리, 이는 청아한 마음으로 들은 것이다. 산이 짜개지고 절벽이 무너지는 것 같은 물소리, 이는 분노하는 마음으로 들은 것이다. (…) 거문고가 가락에 맞게 소리가 나는 것처럼 똥땅거리는 물소리, 이는 애잔한 마음으로 들은 것이다. 종이 창문에 문풍지가 떠는 듯 파르르 하는 물소리, 이는 의심하는 마음으로 들은 것이다.' - 박지원 열하일기2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에서.

징검다리 같은 시멘트다리는 지금 공사 중이다. 주변이 어수선하다. 공사가 끝나고 정리가 되면 한결 나을 듯. 다리를 지나면 아스팔트가 이어진다. 차는 뜸하지만 날이 뜨거운 날 이 길을 걸으면 숨이 턱턱 막히지 싶다. 아스팔트 따박따박 걷는 게 따분하지만 살면서 푹신한 길만 걸을 순 없는 일. 이런 길 저런 길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길이 종아리를 딴딴하게 하는 길이고 삶을 딴딴하게 하는 길이다.

철마면… 국수, 한우국밥, 한정식 먹을거리

구간 첫 갈림길은 장전2교 다리. 우회전해야 한다. 우회전 직전 국수며 전을 파는 노천식당이 있다. 다리에서 40분 더 가면 철마면사무소 소재지가 나온다. 한우촌으로 유명한 곳이다. 도시락을 준비 안 했으면 한우국밥 한 그릇! 낮부터 기름진 음식 먹기가 뭐 하다면 한정식 잘 하는 집을 찾아볼 것! 철마에선 한 군데뿐이라 주민에게 물어보면 된다. 1만원 안 되는 돈으로 상다리가 휘어진다. 100년 넘은 철마교회는 스테인리스 창문과 첨탑이 은은하다.

길은 계속 아스팔트. 짜증이 나더라도 참자. 참고 걷다 보면 이런 길도 있었나하는, 그런 길이 나타나려니. 길가 노점 찰옥수수에 눈길을 주며 찰옥수수 파는 젊은 아낙에 눈길을 주며 걷다 보니 어느덧 보림교 다리. 다리 지나기 전 버스정류소 표지판이 보이는 쪽으로 좌회전. 길 왼편은 구림마을 회관과 노인정이고 오른편은 이곡천 하천이다. 밋밋한 하천이긴 해도 아스팔트만 보고 걷는 것보단 훨씬 낫다. 몇 십 미터 더 가면 해인사 부산분원이라는 보림사. 절 입구가 고색창연하다.

이곡천에 놓인 다리는 마지교. 다리를 지나면 마지마을이 나오고 곧 이어 1구간 종착지 이곡마을이 나온다. 마지(麻旨)란 이름은 이곳에 있었던 마을 공동 삼(麻)밭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마을 표지석은 밝힌다. 1구간 종착지 이곡마을에선 300년 팽나무와 느티나무가 외지인을 품을 듯 반긴다. 정자가 있어 도시락 먹기도 좋다. 2구간 출발에 앞서 일이십 분 낮잠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263.8㎞ 장장 700리 '걷고 싶은 부산 아름다운 길' 갈맷길이 대단원 마침표를 찍는 길이다 (사진은 철마천에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

청정 공기 마시며 오래 머무는 길

드디어 2구간. 앞에 언급했듯 처음 5분은 가파른 숨을 몰아쉰다. 5분 남짓만 지나면 나머지는 순탄하다. 순탄한 오솔길이 잠시 이어지다 산과 산 사이에 낸 길 임도가 나타난다. '일광산 테마임도'로 역시 순탄하다. 벚꽃 동백 등 각종 꽃과 나무로 테마를 삼은 숲길인 일광산 테마임도는 기장읍 만화리 두화마을에서 철마면 옹천리 사이 12.9㎞. 90년대 후반 IMF 실업자들이 공공근로로 일군 땀과 눈물의 길이다.

길은 서늘하다. 서늘해서 몸에 착 감기고 마음에 착 감긴다. 몸을 감고 마음을 감는 기장 테마임도. 이런 길을 품은 부산이 복되고 부산사람이 복되다는 걸 길을 걸으면서 새삼 확인한다. 떼 지어 울어대는 새소리는 저마다 다르다. 어떤 소리는 길고 어떤 소리는 짧다. 어떤 소리는 높고 어떤 소리는 낮다. 저마다 다른 소리가 한데 섞이니 마치 단풍 이파리마냥 울긋불긋하다.

서늘한 길 중간 중간 나무벤치며 정자다. 벤치에 앉거나 정자에 누워 1급수 공기를 들이켜는 사람들. 땀 흘리고 말간 얼굴이 1급수다. 누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산에선 얼마나 빨리 걷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가 중요하다고. 천천히 또는 쉬엄쉬엄 걸으면서 맑은 공기를 가능한 한 많이 들이켜자는 뜻이리라. 갈맷길 9코스 2구간도 그런 길이다. 빨리 걷는 길이 아니라 오래 머무는 길이다. 오래오래 머물며 몸과 마음으로 1급수 맑은 공기를 들이켜는 길이며 몸과 마음이 1급수가 되는 길이다.

일광산 테마임도는 벚꽃 동백 등 각종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기장읍 만화리 두화마을에서 철마면 옹천리까지 12.9㎞ 구간이다.

산악자전거 경기 코스 인기

임도는 모연정을 거쳐 돌산체육공원으로 꺾인다. 모연정(慕然亭)은 자연을 사랑한다는 뜻을 머금은 정자. 임도 팻말 곳곳에 이정표로 나오는 정자다. 기장 죽성, 대변, 연화리 해안 절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나무바닥이 단정하고 나무의자가 단정하다. 황토 맨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신발 벗고 양말 벗고 맨발로 걷는 맛이 자연 사랑을 깊게 한다.

임도가 있는 일광산 일원은 산악자전거 경기 코스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공인된 MTB 코스가 여기다. 마니아나 동호인에겐 꿈의 코스다.

코스는 이리 뻗고 저리 뻗어 다양하다. 2002아시안게임 다운힐코스(5.09㎞) 2002아시안게임 코스(112.0㎞) 크로스컨츄리코스(50.7㎞) 등이다. 임도 곳곳에 샛길이 있어 언제 어디서 자전거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자전거는 사람 조심! 사람은 자전거 조심!

갈맷길 9코스에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공인된 MTB경기장이 있다. 부울경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갈맷길 700리 중에서 100리가 기장입니다." 테마임도에서 빠져나온 갈맷길 9코스는 기장읍을 지나 기장군청에서 끝난다. 기장문화원 황구 연구실장은 갈맷길에서 기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강조한다. 시작도 기장이고 끝도 기장이란 말을 덧붙인다. 갈맷길 처음과 끝인 기장에 박수! 처음과 끝 사이에 놓인 모든 갈맷길에도 박수! 그리고 또 박수를 쳐 주자. 갈맷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며 스스로 갈맷길이 된 모든 이에게! 모든 나에게!


가 볼만한 곳

철마한우불고기축제 뛰어난 자연경관, 깨끗한 물과 공기, 인심이 좋기로 소문이 퍼져 관광객이 연중 붐빈다. 육질 좋은 한우를 저렴하게 즐기는 게 강점!


노거수 마지마을에서 안쪽으로 1.5㎞정도 들어가면 이곡마을 입구 큼지막한 보호수가 있다. 300년 이상 된 느티나무와 팽나무다. 높이 20m 둘레 4.4m다.

모연정 테마임도 두화마을 입구 정자. 테마임도 곳곳의 이정표마다 언급된 정자로 '자연을 사랑하는 정자'란 의미다.

MTB경기장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공인된 경기장으로 2002부산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각종 국제경기장으로 활용되었다. 부울경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일광산 정상의 바위에 올라서면 일광해수욕장에서 울산 앞바다까지 보인다.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테마임도가 일품이다.

기장향교 관립 중등교육기관이었다. 성내에 처음 세웠다가 광해군 9년(1617년) 현북3리(지금의 두화마을)로 옮겨 증·개축하였고 영조 34년(1758년) 현동 5리인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전해진다.

공덕비군 기장읍성 동문지 앞에 옛 선정비가 50기 남짓 세워져 있다. 주로 고을군수 선정비다. 선정을 베풀어 세운 비와 강압에 의해 또는 아첨하려고 세운 비가 같이 있다고 한다.

기장읍성 세종 7년(1425년) 축성된 읍성은 높이가 약 4m, 둘레가 1천600m이었으나 거의 허물어졌다. 현재는 높이 약 3m, 길이 300m의 성벽과 4개의 문지만 남아있다. 성내 건물은 일제강점기 대부분 철거 · 파괴되었고 장관청 건물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부산이야기 2013년 10월호 기사 입력 2013-10-24 다이내믹부산 제호
자료출처 : 다이내믹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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