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원 ‘정묘사’
한시 속의 부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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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쓴 이춘원(李春元)은 선조 4년(1571)에 태어나서 인조 12년(1634)까지 산 사람이다. 함평(咸平) 이 씨. 20세 때인 선조 24년 사마시에 합격하고, 선조 29년 정시문과 병과에 급제, 관직에 올랐다. 그는 1607년 동래부사를 역임했다. 이 시는 그때 쓴 것이다.
세 번째 구절을 보면 작자는 봄볕이 따뜻한 날 정묘사를 찾아 정문도 공의 묘를 배알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래 정 씨의 선조는 동래의 호장 출신으로, 부산에는 그의 후손이 많다. 작자는 그들과 함께 묘소를 찾았던 듯하다. 봄날 부사로서의 위세를 갖춘 수레를 타고 덮개를 펄럭이며 정묘사를 찾았지만 비석은 깨어져 있다. 오늘날 정묘사는 담을 두르고, 공원처럼 꾸며져 있지만 당시는 초라했던 듯하다. 임진왜란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이니 부산지역은 피폐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무리 왕성한 자손을 많이 배출한 집안이라고는 하나 왕가의 묘소가 아닌 이상, 정묘사는 본디 화려하게 꾸미지 못했던 데다 임란을 겪으면서 더욱 피폐해지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작자는 부사로서 동래에 와 동래를 대표하는 큰 성씨이며, 지금도 그 선조의 덕행으로 자손이 넉넉한 정 씨 집안의 후손들을 맡고 있는 자신이 황폐해진 묘소를 참배하는데 대해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시는 오랜 세월동안 피폐해진 정묘사를 찾아 스스로의 서글픈 느낌을 읊고 있다.
※자료출처:신라대 국문학과 엄경흠 교수 ‘한시와 함께 시간여행’
- 작성자
- 박재관
- 작성일자
- 2011-10-2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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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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