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대통령상 받은 장향숙씨
여성·장애 이중장벽 맞서 싸우길 20여년- 내용
- 사랑하는 님이시여! 나에게 손한쪽만 돌려주세요. 내가 스스로 밥을 떠먹을 수 있게. 사랑하는 님이시여! 나에게 손한쪽만 돌려주세요. 내 힘으로 화장실에서 팬티를 올릴 수 있게. 20여년간 장애인을 위해 온몸을 바쳐온 부산여성장애인연대회장 장향숙(여·44·지체장애 1급)씨. 태어난 지 1년6개월만에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와 잠시도 떨어져 본 적 없는 장씨를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여성장애인 인권운동가로 이끈 ‘발가락 기도문’이다. 방안에만 자신을 가두고 지내던 장씨는 22살때 금정성당 요한나 수녀의 권유로 지역장애인모임에 우연히 참석, 안면근육이 굳어 영락없는 바보형상이지만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뇌성마비 여성장애인의 기도문을 읽게된다. 그후 장씨는 장애는 본인 잘못도, 가족의 멍에도 아닌 사회와 국가가 함께 지고 나가야 할 문제라고 인식, 용기있게 바깥세상의 장벽과 맞서게 되고 부산지역 22만5천여 여성장애인의 권익찾기에 나선다. 지난 1998년 부산여성장애인연대 초대 회장이 된 장씨는 3년후 여성장애인 성폭력전담상담소를 개설하는 한편 수화교실 글짓기 강좌 등으로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고에 고통받는 동료들을 돕고 있다. 장씨는 이같은 공로로 지난 20일 구덕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금정구 장전동에 위치한 여성장애인의 쉼터 성폭력상담소에서 만난 장씨는 “평생 학교 문턱에 가 본적이 없어 그 흔한 개근상 한번 받아보지 못했는데 생애 첫 상이 너무 영광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2-04-2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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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0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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